文 대통령 'G20 외교' 엇갈린 평가…보수야당 "높이 평가"·국민의당 "포토제닉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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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개국 정상들이 6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부터)가 함부르크 미국 영사관에서 만찬 시작 전 취재진들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성룡 기자

한미일 3개국 정상들이 6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부터)가 함부르크 미국 영사관에서 만찬 시작 전 취재진들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성룡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공식방문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4박 6일간의 방독 일정을 마치고 9일(현지시각) 귀국길에 오른 가운데 보수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문 대통령의 첫 다자 외교에 후한 평가를 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혹평을 내놓았다.

자유한국당은 9일 '문 대통령의 G20 외교성과를 높이 평가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북핵 문제 관련 국제사회의 공조를 강화한 데에 크게 주목한다"며 최초 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일 3국 공동성명 도출과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북핵 문제 거론 등을 "적지 않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또 "지속해서 제기되어 왔던 현 정부의 안보 경시 논란이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해소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자유한국당은 정부가 국가안보와 국익을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때는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바른정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여 반영하려 한 '북한 핵·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는 내용이 빠진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심각성과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외교전을 펼쳐 G20 정상들의 공감대 형성과 주요 국가들과의 합의를 끌어낸 점은 외교적 성과"라고 호평했다.

두 보수 정당의 이러한 호평은 최근 당의 기조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대통령이 외교 활동을 하는 동안 청와대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겠다"고 말했으며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 협력할 때는 대한민국을 위해 과감히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국민의당은 8일 논평에서 "4강 정상간 이견만 재확인했을 뿐 외교적 난맥상은 여전히 상수로 남아있다"며 "북한의 ICBM 발사로 대북정책의 운전석에 시동도 못 걸고 앉아있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한·중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은 당면현안에 대한 어떠한 접점도 찾지 못한 포토제닉용 회담에 불과했다"며 "4강 외교의 빈약한 성과를 소소한 뒷얘기로만 포장하는 것이 이미지 메이킹에 익숙한 콘텐츠 없는 문재인 정권의 전매특허인지 안타깝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당의 이같은 논평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일명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인해 급격하게 냉각된 양당의 관계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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