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늘 검찰 수사 발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특혜 채용 의혹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막바지다. 검찰은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38·구속)씨가 조작을 지시했다고 지목한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 대한 조사를 이번 주말 마무리할 계획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국민의당 대선 캠프를 이끌던 당 지도부가 검찰에 소환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검찰 관계자는 8일 “이 전 최고위원이 이씨와 공모 관계에 있는지를 밝히는 이번 사건의 1차 조사가 어느 정도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명길 “수사 발표 당일 입장 낼 것” #결과 따라 당 지도부 소환 가능성
안철수 전 대표의 긴 침묵은 13일째 이어지고 있다. 안 전 대표와 취재진의 숨바꼭질도 지난달 말부터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일과 7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A아파트 꼭대기층 안 전 대표 자택은 밤늦게까지 불이 꺼진 채 인기척이 없었다. 안 전 대표가 자택이 아닌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머물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을 뿐 핵심 당직자들조차 소재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부산에 있는 지인 집에 머물고 있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진행된 당 진상조사단의 대면조사는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당내에선 안 전 대표의 입장이 하루빨리 나와야 사태가 수습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속된 이씨와 피의자 신분인 이 전 최고위원이 대표적인 안철수계로 꼽히기 때문이다. 2012년 대선 당시 진심캠프 ‘자봉이(자원봉사자의 줄임말)’ 출신인 이씨는 2011년 KAIST 기술경영대학원 재학 중 안 전 대표의 기업가 정신이란 과목을 들으며 사제의 연을 맺었다. 안풍을 몰고 온 희망콘서트 서포터로 활동하던 이씨는 2012년 서울 종로구 공평동에 꾸려진 진심캠프에 합류했다. 안 전 대표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캠프가 해산된 다음에는 『66일-안철수와 함께한 희망의 기록』이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 전 최고위원에겐 ‘안철수 영입 1호’란 호칭이 따라다녔다.
잠행을 이어 가며 침묵하는 안 전 대표는 최근 당에 입장 발표 시점을 전달했다. 최명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전 대표가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가 있을 경우 당일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원래는 지난 월요일에 입장 표명을 하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안이 뭔지 모르는데 어떻게 입장 표명을 하느냐. 사실이 뭔지 잘 모르겠지만 무조건 국민에게 미안하다고 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안 전 대표의 처신이 무책임·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진곤 경희대 객원교수는 “조작은 이유미 당원 혼자서 했을지 모르지만 그 의혹을 발표하고 관여했던 사람들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며 “안 전 대표가 입장을 밝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주홍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호남 민심이) 사납다. 위기가 가중되고 있는데 무반응으로 있는 모습은 당은 물론 본인에게도 이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