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운전 경력자도 차보험료 깎아줍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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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A씨는 군 생활 내내 운전대를 잡았다. 운전병 경력만 1년 6개월이다. 제대 후 미국 어학연수를 갔을 때도 해외 자동차보험에 가입해 8개월간 운전을 했다. 취업 후 새 차를 뽑아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려는데, 옆자리 선배가 보험회사에 운전했던 경력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내면 보험료를 아낄 수 있다고 했다. A씨는 어학연수 시절의 8개월 운전경력은 별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보고, 군 운전경력인정만 신청해 보험료를 할인받았다.

초보가입자, 보험료 폭탄 피하는 법 #과거 경력 알리면 30% 이상 할인 #해외 체류 때 차보험 가입도 대상 #‘fine.fss.or.kr’에서 자격 확인 가능

보험사는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보험가입 경력이 적으면, 곧 초보 운전인 경우 사고 위험이 크다고 보고 최초 가입자에게는 보험료를 할증(보험개발원 참조요율서 기준에서 최대 50%)해서 받는다.

이후 매년 요율을 낮춰 3년이 지나면 할증이 사라진다. 그런데 이때 새로 보험에 가입하더라도 군 운전병이나 해외 자동차보험 가입 등 과거 운전경력을 보험가입경력으로 인정(최대 3년)받으면 보험료 할증을 안 받을 수 있는데, 이를 운전경력인정제도라고 한다.

A씨의 경우 보험료를 더 할인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A씨는 8개월간의 해외 운전경력까지 합산하면 총 운전경력 2년 2개월을 인정받을 수 있다. 2년 이상의 경력을 인정받는 셈이라 경력 1년일 때보다 보험료를 두 배 이상 아낄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5일 운전경력인정제도를 100% 활용해 자동차보험료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안내했다. 금융꿀팁의 56번째 주제다.

보험가입자의 차량이 소형이고 연식이 오래될수록 보험료 할인폭이 크다. 소형·중고차이면서 운전경력 3년을 인정받으면 최대 30% 이상 보험료를 아낄 수 있다.

◆운전병, 관공서 운전직 등 경력 인정=현재 자동차보험에서 인정하고 있는 운전경력은 5가지다. ▶군 운전병 복무▶관공서·법인체 운전직 근무▶해외 자동차보험 가입▶택시·버스·화물차 공제조합 가입▶가족 등의 자동차보험에서 추가 보험가입경력 인정대상자(종피보험자)로 등록된 경우 등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4~2016년 자동차보험 신규 가입자 중 군 운전병 복무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데도 운전경력 인정을 신청하지 않은 사람은 약 4만3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1년 미만 운전경력도 모으면 도움=운전경력인정제도에 따라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운전경력이 최소 1년은 돼야 한다. 그런데 1년 미만의 경력이라도 두 가지 이상으로 합산해 1년이 넘으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7개월씩 두 가지 운전경력을 가지고 있다면 이를 합산(1년 2개월)해 운전경력 1년에 해당하는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8개월씩 세 가지 운전경력이라면 합산(2년)해 운전경력 2년에 해당하는 할인 보험료를 적용받는다. 단, 운전기간이 겹치는 경우에는 하나의 기간만 인정된다. 운전경력인정은 보험사 콜센터, 담당 설계사 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전화로도 신청 가능하다.

운전경력인정은 일반적으로 보험가입 때 신청하지만, 이를 깜박한 경우 보험기간 중이나 종료 후에도 언제든지 신청할 수 있다. 만약 보험료 납부 후에 운전경력을 인정받아 부담해야 할 보험료가 줄어들었다면, 더 많이 냈던 돈(과납보험료)은 돌려받을 수 있다.

자신의 운전경력이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대상인지, 운전경력이 보험료 산정에 제대로 반영됐는지, 과납보험료는 얼마인지 등을 확인하고 싶다면 금감원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을 찾으면 된다.

‘잠자는 내 돈 찾기’ 코너에서 ‘자동차보험 과납보험료’를 클릭하면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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