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청와대, 미르·K스포츠재단 문제라고 생각 안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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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받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지난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기업 강제 모금 의혹이 처음 보도됐을 때만 해도 청와대 내부에선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정 전 비서관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우병우 전 수석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대통령께서 문화 융성과 관련해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갖고 국정 기조로 강력히 정책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 그 일환으로 생각했지 특별한 문제가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최순실씨가 두 재단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보도되자 민정수석실에서 '최씨가 재단 자금을 유용했을 때만 횡령죄 성립 가능성이 있다'는 식의 법적 검토 문건을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안종범 당시 정책조정수석이 "최씨가 재단 자금을 유용한 게 없다"는 식으로 설명했기에 별문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정 전 비서관은 증언했다.

그는 "최씨 본인에게도 물었는데, 재단 자금 사용한 것이 없고 문제없다고 이야기를 해서 문제의식을 갖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전 비서관은 또 "우병우 전 수석은 업무 스타일이 깐깐해서 최순실씨 얘기를 들었다면 저에게 물어봤을 것"이라며 우 전 수석이 재임기간 최씨의 존재를 몰랐을 것이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공식적으로 최씨 얘기를 우 전 수석에게 한 적이 없기 때문에 몰랐을 것"이라며 최씨 보도가 난 이후에도 우 전 수석 측에서 최씨에 관해 물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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