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전 중국서 실종된 미국 대학생 부모 "북한이 아들 납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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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스네든[사진 데일리메일]

데이비드 스네든[사진 데일리메일]

북한에 억류됐다가 숨진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으로 미국 사회가 공분하는 가운데 미국의 또 다른 대학생 부모가 "북한이 우리 아들도 납치했다"며 진실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2004년 중국에서 실종된 미국 대학생 데이비드 스네든의 부모는 28일(현지시간) 방송된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아들이 북한에 납치돼 영어를 가르쳤으며, 지금 북한에 살아있다”고 주장했다.

 스네든은 브리검영 대학에 재학 중이던 2004년 8월 중국 윈난(雲南) 성 호도협 협곡을 여행하겠다고 가족에게 알린 뒤 사라졌다. 그의 부모는 한국에서 선교사 생활을 해 한국어가 유창한 스네든을 북한 당국이 납치해 영어 교사로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중국 정부는 스네든이 협곡 옆을 지나는 강에 빠져 숨졌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중국 발표를 불신하는 가족들은 2004년 중국으로 가 데이비드가 걸었던 길을 따라 걷고, 지역 주민들에게 데이비드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그를 기억하는지 물었다. 부친 로이 스네든은 "유스호스텔 직원을 통해 데이비드가 성공적으로 협곡을 건넌 사실을 알았다"라며 협곡이 "가족끼리 배낭을 지고 걷던 와이오밍 지역과 비교해 어려울 게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 허드슨연구소의 북한 전문가 멜러니 커크패트릭 선임연구원도 폭스뉴스에 "데이비드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지역은 북한 사람들이 도피할 때 쓰는 지하 철도 노선이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스네든의 고향 유타 주의 마이크 리 상원의원(공화)과 크리스 스튜어트 하원의원(공화)은 지난 2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스네든 실종 사건 개입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스네든이 중국에서 북한 당국자들에게 납치됐거나 북한에 살아있다는 정보를 확인할 수 없지만, 입증할 수 있는 정보를 찾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9월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의 말을 인용해, "스네든이 현재 평양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살고 있으며, 북한 여성과 결혼해 두 자녀가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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