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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택시, 기본요금 올리고 연말까지 차량 200대 줄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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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택시기사와 승객 편의를 위해 설치된 택시 베이(승강장)에서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 [사진 부산시]

택시기사와 승객 편의를 위해 설치된 택시 베이(승강장)에서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 [사진 부산시]

부산시가 택시 기본요금 인상을 추진한다. 택시 기사들의 근로여건 개선에도 나선다.

시 ‘택시운송사업 발전계획’ 마련 #이르면 9월 300~400원 인상 예상 #업계 경쟁력, 기사 복지 강화도 나서 #2020년까지 운행 차량 1000대 감차 #10월부터 ‘택시환승 할인제’도 시행

부산시는 최근 ‘택시운송사업 발전계획’을 마련해 최근 시청에서 공청회를 가졌다. 이 계획의 핵심은 택시 과잉공급 완화, 택시 경쟁력 향상, 운전기사의 근로여건 개선, 택시 서비스 개선, 안전·안심할 수 있는 택시 조성 등 6개 분야 23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우선 택시 경쟁력 향상을 위해 2800원(중형기준)인 기본요금 인상을 추진한다. 이 기본요금은 2013년 1월 1일 정해진 요금이다. 시는 “기본요금 인상이 필요하지만 아직 인상 폭과 시기 등은 전혀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다른 시·도에서 기본요금 인상을 검토하는 곳이 없어 당장 부산시만 인상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인상 폭과 시기 등을 점차 논의한 뒤 부산시 의회 보고와 의견청취, 교통개선위원회 보고, 물가대책심의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업계와 시청 주변에서는 인상폭이 300~400원 정도가 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인상시기는 이르면 9월, 늦으면 연말까지로 예상되고 있다.

택시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택시 내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 택시 내 휴대전화 등 유실물 신고 때 포상금 지급, 전기 택시를 도입하는 업체에 차량구매와 충전시설·배터리 교체비용 지원, 부산 전체의 택시와 연결되는 택시 앱(App) 운영도 추진한다.

시는 이 같은 경쟁력 향상을 위해 택시 감차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법인과 개인을 포함해 총 2만547대(면허 대수) 가운데 8000여대가 과잉이어서 택시업체의 경영여건과 운전기사의 근로여건이 나쁘다고 보고 있다. 현재 98개사 법인택시 기사 1만1000여명과 개인택시 기사 1만3000여명은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고도 월 140만~15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시는 우선 올해 법인 160대와 개인 40대 등 200대를 연말까지 줄이는 등 2020년까지 1000대를 감차하기로 했다.

또 택시를 아예 통째 빌려 장애인·노약자 이동 등에 전적으로 투입할 임차 택시 150~240대 정도를 도입해 하루 100~160대(3부제)씩 운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내버스·지하철 이용 뒤 택시 승객에게 기본요금을 500~1000원 할인해주고, 할인 총금액만큼 시가 예산으로 보전해주는 택시환승 할인제는 오는 10월부터 시행한다. 이미 예산 34억원을 편성해 의회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택시환승 할인은 올 연말까지 선불카드 소지자를 대상으로 시범 실시한 뒤 카드결제기 교체 등 시스템을 갖춰 전면 시행할 계획이다. 또 법인택시 기사로 취업한 새내기 기사와 장기근속 기사에게 월 5만원씩 보조금 지급을 추진한다. 우선 오는 10월부터 연말까지 시행하기 위해 월 1억원씩 3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시의회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이밖에 택시가 정차해 손님을 기다릴 수 있는 택시 베이를 올해 18곳을 추가 설치(올해분 12곳 완료)하고, 휴게·음식점과 세차시설 등을 갖춘 택시기사 힐링센터 건립, 택시 종사자용 화장실 앱 제작배포, 택시 내 격벽설치, 택시 공영차고지 조성 같은 사업도 벌이기로 했다. 이준승 부산시 교통국장은 “23개 사업 가운데 시행 가능한 것부터 우선 추진한다”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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