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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조작 피의자 진실 공방, "동생 불러 녹취, 아들ㆍ회사폰 이용해 카톡 조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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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채용 특혜 의혹과 관련해 증거 조작 당사자로 지목된 이유미(38·여)씨가 긴급체포되면서 이씨의 ‘단독범행’을 주장하는 국민의당과 이씨 사이에 진실 공방으로 벌어질 조짐이다.

①음성파일, 카톡 조작 어떻게 했나=지난 5월 5일 당시 안철수 후보측 김인원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이 공개한 준용씨의 특혜 채용 의혹의 증거는 미국 파슨스 스쿨 동료의 증언이 담긴 음성파일과 카카오톡 단체 대화창이었다.

캠프에서 공명선거추진단장을 지낸 이용주 의원이 후에 이씨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씨는 본인과 아들·회사 휴대전화 3대를 이용해 카카오톡 프로필을 파슨스 졸업생으로 바꾸고, 준용씨 특혜 채용과 관련된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이렇게 캡처한 대화본을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 제보하고, 추가 인터뷰가 가능하느냐는 요청을 받자 동생에게 부탁해 녹취 파일을 만들었다.

②국민의당은 조작 몰랐나=공명선거추진단은 발표 하루 전날인 5월 4일 이준서 전 최고위원으로부터 제보를 받았다. 당시 이 전 최고위원이 지인으로부터 제보를 받았다고 했고, 이씨의 존재에 대해선 몰랐다고 한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27일 “당시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언론에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국민의당이 물어본 것은 이씨가 접촉한 사람이 실제 파슨스 졸업생이었는지 여부였다. 이용주 의원은 “직접 접촉해보기 위해 이 전 최고위원에게 파슨스 졸업생의 e메일 주소를 요청했는데, 실제 파슨스 졸업생의 e메일이었기 때문에 믿었다”고 설명했다. 김인원 부단장도 본지통화에서 “최고위원(이준서)이 아는 사람의 제보라고 가져왔고, 카톡 대화내용도 굉장히 구체적으로 사실관계에 거의 부합했기 때문에 의심하기 어려웠다”며 “후에 기자들의 요청으로 e메일까지 받아 전달했고, 대기업 근무자라 답을 하길 꺼려한다는 이 전 최고위원의 말도 당시 정치적 상황상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③이씨 단독범행 맞나=이용주 의원은 이씨가 체포되기 직전인 지난 주말 동안 김 부단장과 이 전 최고위원, 이씨를 함께 불러 상황을 파악했다. 이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과 이씨가 카카오톡에서 나눈 대화내용까지 확인했는데, 이 전 최고위원이 조작사실을 알았다고 보기 어려웠다”며 “이씨 혼자 했다는걸 확인했기 때문에 당에서 선제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는 체포되기 전 일부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 “모 위원장의 지시로 허위 자료를 만든 일로 남부지검에 참고인 조사를 받게 됐다”며 “당이 당원을 케어(보호)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씨가 지목한 ‘모 위원장’은 이 전 최고위원이란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유미ㆍ안효성 기자 yumip@joongang.co.kr

이유미씨가 조작한 카카오톡 대화창 캡처본. [국민의당 제공]

이유미씨가 조작한 카카오톡 대화창 캡처본. [국민의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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