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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불청객 '온열질환' 노인·어린이 주의보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김선영 기자] 때이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노인과 어린이, 야외 근로자, 만성질환자는 온열질환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대전선병원 김기덕 건강검진센터장의 도움말로 온열질환의 특성과 예방법을 알아봤다.

일사병 걸리면 어지러움·구토·두통 호소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되면 땀이 많이 나 체액이 부족해진다. 이때 일사병이 발생하기 쉽다. 일사병에 걸리면 신체 온도가 37~40도까지 올라간다. 이때는 심장의 심실에서 1분 동안 내보내는 혈액의 양인 심박출량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높은 기온과 습도 탓에 체내의 전해질과 영양분마저 손실된다.

이런 증상은 수분 부족으로 이어져 탈수 증상까지 나타난다. 일사병이 왔을 때는 어지러움과 약간의 정신 혼란, 구토, 두통 등의 증상이 생긴다. 무리하지 않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곧바로 회복될 수 있다.

열사병은 사망률이 최소 30%다.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100%에 이를 만큼 위험한 질환이다. 일사병과는 달리 고온의 밀폐된 공간에 오래 머무를 때 발생한다. 열사병이 발생하면체온은 40도 이상으로 상승한다. 특히 이런 공간에서 노동, 운동 등의 무리한 신체 활동을 하면 체온 유지를 담당하는 중추 신경계에 이상이 발생해 기능을 상실한다. 정신 혼란, 발작, 의식 소실 등이 나타난다. 경련이나 근육 강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일사병, 시원한 곳으로 이동·열사병, 의식 여부부터 확인

일사병과 열사병은 크게 땀의 유무로 구분할 수 있다. 일사병 환자는 땀이 많이 나지만 열사병 환자는 땀이 나지 않는다. 일사병 환자를 발견하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그런 다음 옷이나 불필요한 장비를 제거해 몸을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 이때 다리를 머리보다 높은 곳에 두고 바르게 눕혀야 한다. 의식이 뚜렷하고 맥박이 안정적이며 구토 증세가 없다면 서늘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면 된다.

물이나 시중에서 판매하는 전해질 음료를 마시게 하면 좋다. 그러나 구역감이 있거나 구토를 할 때는 억지로 전해질 음료를 마시게 해선 안 된다. 대신에 정맥 주사를 통해 수액 보충을 해준다.

열사병 환자로 의심되는 사람을 발견하면 제일 먼저 의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만일 의식이 있다면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옮긴 다음에 옷을 벗기고 피부를 식혀 체온을 떨어뜨려야 한다. 이후 물을 먹여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즉시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 열사병 환자가 의식이 없을 때는 119에 신고한 뒤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환자를 시원한 곳에 옮겨 옷을 벗기고 피부를 식혀야 한다.

낮 외출 자제하고 수분 섭취 철저히

열경련과 열부종도 온열질환이다. 열경련은 고온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두통과 오한이 생기고 심하면 의식장애와 혼수상태를 동반할 수 있다. 피부 혈관이 확장돼 손과 발, 발목에 부종이 생기는 열부종 역시 나타날 수 있다.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무더위를 피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체온 조절 능력이 낮아 온열질환에 특히 취약한 고령자나 어린이는 낮에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폭염에는 체온 상승으로 심장이 이완돼 심장이 느끼는 부담이 증가한다. 심장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과부하 되면 심근경색 같은 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심장질환자 역시 무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야외 활동을 할 때는 창이 긴 모자를 쓰고 활동 시간을 최대한 줄이거나 그늘에서 자주 휴식을 취해야 한다. 체온 조절에 도움이 되도록 헐렁한 긴팔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조이는 옷은 열이 나가지 못하고 반팔은 옷에 바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탈수 예방을 위해 외출 전에 충분히 물을 마신다. 카페인과 탄산음료, 알코올은 이뇨작용으로 오히려 탈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하는 편이 낫다. 물은 낮 동안에는 적어도 15분에 한 잔씩 마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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