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 "홍준표 '변방 열등감'에 '막말의 성장판'만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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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막말 정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민 의원은 23일 홍 전 지사를 향해 “정치적 성장판은 닫히고 막말의 성장판만 열린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 [중앙포토]

 그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홍 전지사가)과거 ‘반값 아파트’정책을 내놓을 때만 해도 정치적으로 순수했는데, 중앙정치 무대에서 사라지면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변방 컴플렉스, 변방 열등감 이런 것들이 심해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전 지사는 최근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을 향해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 자리다’라고 말해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 이에 대해 홍 전 지사는 “개인의 언론 자유를 봉쇄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그러나 민 의원은 “언론의 자유와 막말의 자유는 다르다”며 “사실이 아니라 아예 사실을 비틀어서 명예를 훼손시킬 목적으로 사감(私感)을 갖고 발언을 한 것이기 때문에 언론의 자유가 아니라 막말의 방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홍 전 지사가 주목받고 싶어하는 노출증에 비틀어서 설명하다보니 미디어와의 전쟁처럼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민 의원은 “홍준표 씨의 정치적 성장판은 2004년, 2005년 이 때 닫혔다고 본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홍준표 전 지사가 지난 21일 오후 광주 동구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홍준표 전 지사가 지난 21일 오후 광주 동구에서 열린제2차 전당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성완종 게이트’와 ‘1억2000만 기탁금’에 대한 재수사 필요성도 제기했다. 민 의원은 “검찰이 당시에 정의롭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는 7월 초에 홍준표 씨가 (자유한국당)당 대표가 된다고 하면 검찰이 그것을 들여다보기가 어렵지 않겠냐, 부담이 생기지 않겠냐”고 말했다.

 홍 전 지사는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납부한 기탁금 1억2000만원의 출처가 계속 의혹을 낳고 있다. 지난 2015년 자살한 성완종 전 경남그룹 회장의 유서에는 홍 전 지사의 이름과 함께 1억원이란 금액이 적혀 있었다.

 홍 전 지사는 의구심이 확산되자 자신의 부인을 내세웠다. 국회 특수활동비를 생활비로 줬는데, 부인이 그 돈으로 비자금 3억원으로 만들어 은행 대여금고에 보관했다는 것이다. 1억2000만원도 그 중 일부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 의원은 “대여금고란 것이 보석이나 통장 같은 것을 넣는 조그만 것인데 만 원짜리 3억원을 넣을 만한 대여금고가 과연 있을까 의문”이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원내대표 시절 특수활동비에서 횡령을 한 것이든 아니라면 출처가 어디인지 정확히 밝혀야 한다”며 “3억원이라고 하는 정체불명의 돈을 검찰이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지금의 검찰도 정의롭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자유한국당) 당원들 사이에서는 막말을 하든 어떻게 하든 우리가 그 정도는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홍 전 지사도) 그렇게 해서 강한 야당을 만들 수 있는 허상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막말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추한 야당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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