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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들의 느림보 구슬 만들기···자유학기 활동부문 부총리상 수상

중앙일보

입력

중원중_‘All about car' 수업

중원중_‘All about car' 수업

학생들은 빨대와 핀을 이용해 구슬이 멈추지 않고 최대한 느리게 굴러갈 수 있는 트랙을 설계하고 제작했다. 빨대와 핀의 조합을 통한 느림보 트랙 설계에서 보여준 학생들의 집중력은 놀라웠다. 쉬는 시간도 학생들은 트랙 수정에 대한 집중을 방해할 수 없었다.

지난 15일 개최한 2017년 자유학기제 실천사례연구대회에서 자유학기활동 부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한 경기도 부천 소재 중원중학교 김미경 교사의 과학 수업 풍경이다. 김 교사는 가장 인상 깊었던 수업으로 이 융합(Convergence) 프로그램의 ‘느림보 구슬 만들기’를 꼽았다. 그는 “학생들이 빨리 빨리 보다는 끝까지 완성하는 것의 가치,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소통과 협업의 중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며 수업을 돌아봤다.

김 교사는 과학교과 연계 자유학기 활동 프로그램을 구성하면서 어려운 개념과 외울 내용이 가득한 과학 수업 대신,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방법으로서의 과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일깨워주고 싶었다. 그래서 탄생된 것이 ‘fun-fun 과학 C3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협동(Collaboration)을 통해 재미있게 배우고, 진로(Career)를 생각하며, STEAM 융합(Convergence)을 통해 창의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는 “초등학교 때는 과학이 재미있었고 과학자가 꿈이었는데 이제는 과학이 재미있지 않다는 학생들의 말이 평소에도 고민거리로 남아있었다”며 “자유학기 동안은 뻔하지 않고 즐거운 과학 수업을 만들고 싶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교사가 담당하는 ‘fun-fun 과학반’에서는 모둠별 융합 프로젝트 활동이 주로 이뤄진다. 모둠별로 마시멜로, 파스타면 등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로 독창적인 구조물 만들기, 주변 사물에 숨어 있는 숫자를 이용해 UCC 제작하기, 광섬유와 LED를 활용해 크리스마스카드 만들기 등을 통해 학생들은 어려운 과학개념들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조건을 바꾸어가며 일정한 무게를 견디며 형태를 유지하는 구조물을 만들면서 수평잡기와 무게중심, 힘의 분산 등 기본 과학 개념들을 익히게 되는 것이다. 재미있게 진행되는 수업에서 협동의식은 자연스럽게 학생들 사이로 녹아들어갔다.

또, 학생들은 천문학자, 계통분류학자, 고생물학자와 같은 과학자들의 연구를 따라한다. 모든 활동은 과제분담학습(JIGSAW) 모형으로 진행된다.

학생들에게 일정 역할이 부여되는 것. 천문학자로서 천체망원경을 제작하고 천체를 관찰하기, 계통분류학자로서 가상생물을 형태에 따라 계통분류하기, 고생물학자로서 화석을 발굴하고 지질 작용에 따른 화석을 생성하기 등의 활동으로 우주와 생물, 과거의 지구와 소통하고 과학적 소양을 쌓는다. 이는 ‘세상과 소통하는 창, 과학(부제:나도 과학자)’이라고 명명된 진로 프로그램이다. 여러 분야의 과학자 활동을 따라 해보며 과학적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관찰, 분류, 추론과 같은 역량을 키우는데 목적이 있다.

중원중_‘나도 과학자’ 공룡 화석 발굴 활동 모습

중원중_‘나도 과학자’ 공룡 화석 발굴 활동 모습

한 학생은 “평소 공룡에 관심이 많았는데 공룡 화석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트로이 유적 발굴단의 실수를 나도 하게 돼 아쉬웠지만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자유학기제의 시행으로 활동중심 수업과 과정중심 평가가 이뤄지면서 학생들의 다양한 장점을 발견할 수 있었고, 학생과의 관계도 좋아졌다”면서 “창의적 사고력과 정의적 역량의 경우 단기간에 키울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학생들이 공부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고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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