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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구는 직구’...알려줘도 못치는 허프의 '필승 공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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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프 &#39;힘차게&#39;  (서울=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LG와 삼성의 경기에서 LG선발투수 허프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17.6.20  jaya@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허프 '힘차게' (서울=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LG와 삼성의 경기에서 LG선발투수 허프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17.6.20 jaya@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프로야구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허프(33)는 단순했고, 또 고집스러웠다.

포심패스트볼(직구)·컷패스트볼(커터)·체인지업을 구사하는 허프는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고집스럽게 초구에 직구를 꽂아 넣었다.

이날 35명의 타자를 상대한 허프는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86%(30/35)에 이르렀다. 6회까지 제구가 되는 시속 140㎞ 중반대(최고 시속 148㎞) 직구를 초구에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힘이 다소 떨어진 7회 이후에는 초구 볼 배합을 조금 바꿨다.

허프는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은 이후 커터와 체인지업을 스트라이크존 좌우 구석에 꽂아넣으며 삼성 타자들과의 승부를 유리하게 끌고 갔다. 삼성 타자들은 이런 허프의 단순한 볼배합을 알면서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허프는 이날 9이닝 동안 7피안타(2피홈런)·2탈삼진 3실점으로 완투하며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3승(3패)째이자 2번째 완투승. 김헌곤에게 2개의 솔로 홈런(4회, 6회)을 맞았지만 다른 타자들을 압도했다. 2연승을 달린 LG는 36승30패(승률 0.545)을 기록, 3위 두산(0.547)에 승차없이 따라 붙었다.

허프는 이날 9회까지 106개의 공을 던졌다. 1회 초 몸이 덜 풀린 듯 첫 타자 박해민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투구수 18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2회부터 7회까지 10개 이하의 공을 던지는 경제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타자를 현혹하기 위한 유인구를 거의 던지지 않았다. 무리하게 삼진을 잡으려 하지도 않았다. 이날 허프는 삼진 2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꾸준히 스트라이크존 근처에 공을 뿌려 삼성 타자들의 스윙을 자연스럽게 유도했다. 이날 삼성 타자들의 1~3구 타격 비율은 66%(23/35)에 달했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 프로야구에 데뷔한 허프는 직구와 체인지업, 투피치 만으로 7승(2패, 평균자책점 3.13)를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재계약에 성공한 허프는 올해도 처음부터 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지난 3월 시범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5월에야 1군 무대에 복귀했다.

복귀 후 3경기에서 3패(평균자책점 5.82)를 당하며 흔들렸지만 지난 1일 잠실 넥센전에서 9이닝 1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두면서 살아났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양상문 감독의 조언으로 커터의 구사 비율을 늘린 게 효과를 봤다.

허프는 6월 4차례 등판에서 32이닝(평균 8이닝)을 던지며 3승을 올렸다. 그가 등판한 4경기에서 팀은 모두 승리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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