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망상'에 빠져 인터넷 설치기사 살해한 50대 남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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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기사 살해사건 현장검증 [중앙포토]

인터넷 기사 살해사건 현장검증 [중앙포토]

인터넷 설치 기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A(55)씨에게 '피해망상' 증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충북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는 프로파일러를 동원해 A씨의 심리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피해망상은 현실에 맞지 않은 잘못된 생각을 실제 사실로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인터넷을 못 쓰게 하려고 업체가 일부러 인터넷 속도를 느리게 했다는 말을 되풀이 했고, 다른 고객과 달리 차별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A씨를 면담한 프로파일러는 "A씨가 인터넷 업체 서비스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며 "피의자는 피해망상으로 인해 평소 피해자가 근무하는 인터넷 업체에 대해 계속 부정적 생각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냈다.

경찰은 또한 A씨가 "범행 전부터 흉기를 보관하고 있었고, 마음속으로 이미 범행을 저지르려는 준비가 돼 있었던 것 같다"고 전하며 "범행 시간은 3~5분 정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처음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피해자의 말이 조금씩 바뀌고 있어서 아직 계획 범행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6일 오전 11시 7분쯤 A씨는 자신이 머물던 충주시의 한 원룸에서 인터넷 수리기사인 B(52)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원룸에서 홀로 지내며 사이버 주식 거래를 하던 A씨는 집을 찾아온 B씨에게 서비스 태도가 마음에 안 든다며 갑자기 집 안에 있던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흉기에 찔린 B씨는 집 안에서 탈출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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