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선박과 충돌 美 이지스함 내부서 실종자 7명 시신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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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피츠제럴드'가 17일 새벽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인근 해상에서 필리핀 컨테이너 선박과 충돌했다. 사진은 피츠제럴드함의 손상된 모습. [교도=연합뉴스]

미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피츠제럴드'가 17일 새벽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인근 해상에서 필리핀 컨테이너 선박과 충돌했다. 사진은 피츠제럴드함의 손상된 모습. [교도=연합뉴스]

지난 17일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이즈(伊豆)반도 앞바다에서 필리핀 컨테이너 선박과 충돌한 미국 이지스 구축함 '피츠제럴드' 승조원 7명의 시신이 모두 발견됐다. CNN은 18일 "실종 승조원 7명의 시신이 구축함 내부에서 발견됐다"며 "미 해군 당국자가 유족에게 연락한 뒤 신원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 해군, 침수된 거주 공간서 시신 수습 #17일 오전 시즈오카현 앞바다서 충돌 사고 #필리핀 컨테이너선이 이지스함 오른쪽 충돌 가능성 #피츠제럴드함, 'SPY1 레이더' 부근 파손

 피츠제럴드함은 오른쪽 측면이 심하게 부서지고 승조원 거주 공간과 기계실 등이 침수된 상태로 미 해군 7함대 모항인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橫須賀) 기지로 돌아왔다. 미 해군은 잠수 요원 등을 동원해 침수된 공간을 수색하던 중 시신들을 발견했다.

 사고는 전날 오전 1시 30분쯤 발생했다. 피츠제럴드함(8315t·길이 154m)과 필리핀 선적 컨테이너선 'ACX크리스털'(2만9060t·길이 222m)호가 충돌했다. 이후 피츠제럴드함에 타고 있던 승조원 300명 중 7명이 실종됐고 함장을 포함해 3명이 다쳤다. 컨테이너선은 함수 왼쪽이 부서졌지만 승무원 20명 중 부상자는 없었다.

17일 오전 2시 30분쯤 일본 시즈오카현 미나미이즈초 주변 약 20㎞ 인근 해상에서 필리핀 컨테이너 선박과 충돌한 미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피츠제럴드’함. [사진 NHK 캡처]

17일 오전 2시 30분쯤 일본 시즈오카현 미나미이즈초 주변 약 20㎞ 인근 해상에서 필리핀 컨테이너 선박과 충돌한 미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피츠제럴드’함. [사진 NHK 캡처]

17일 오전 2시 30분쯤 일본 시즈오카현 미나미이즈초 주변 약 20㎞ 인근 해상에서 필리핀 컨테이너 선박과 충돌한 미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피츠제럴드’함. [사진 NHK 캡처]

17일 오전 2시 30분쯤 일본 시즈오카현 미나미이즈초 주변 약 20㎞ 인근 해상에서 필리핀 컨테이너 선박과 충돌한 미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피츠제럴드’함. [사진 NHK 캡처]

 일본 운수안전위원회는 도쿄 시나가와(品川)구 오이(大井)부두에 입항한 'ACX크리스털'호의 선장과 승무원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지통신은 "컨테이너선 승무원이 '미 구축함과 같은 방향으로 가던 중 충돌했다'고 진술했다"며 "컨테이너선이 구축함의 오른쪽과 충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사고로 피츠제럴드함은 이지스 시스템의 핵심인 'SPY1 레이더' 부근이 크게 파손돼 조기 현장 복귀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18일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은 "피츠제럴드함의 함교 우현 아래에 있는 레이더 부근의 손상이 심각했다"며 "이 레이더는 탐지한 항공기와 미사일 정보를 컴퓨터로 처리할 수 있는 고도의 능력을 갖췄다"고 전했다.

 미 해군 7함대는 피츠제럴드함 등 탄도미사일방어(BMD) 대응이 가능한 이지스함 7척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 BMD 대응 호위함 4척과 함께 동해 등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비한 경계·감시활동을 벌여왔다. 사고 이지스함에 대해서는 미·일 지위협정에 따라 미국 측에 1차 재판권이 있다. 이 때문에 해상보안청은 수사 협력에 관해 미국 측과 협의하고 있다. 피츠제럴드함에는 레이더와 탄도미사일 요격 시스템에 관한 고도의 군사기밀이 있기 때문에 일본의 협력 요청에 미국이 어디까지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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