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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3당-청와대 전면전...추경안,정부조직법,청문회 줄줄이 파행 우려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 방침에 야3당이 청와대와 전면전을 예고했다. 이날 열린 여ㆍ야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야3당은 ‘강 후보자 임명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고 “임명시 정국 경색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여당에 최후통첩했다.
 회동후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야당이 공동으로 부적격자라로 판단하는 분을 강행하면 앞으로 정국 운영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고,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강 후보자 반대는 야3당이 강력하게 뜻을 같이 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반면 청와대는 이날 국회에 17일까지 인사청문 보고서를 재송부해달라고 요청하면서 18일 이후 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계획임을 공식화했다. 국회 파행이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자유한국당ㆍ국민의당ㆍ바른정당 지도부는 이날 온종일 “야당의 일치된 반대에 대한 선전포고”, “반의회 민주주의”라는 말을 반복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강 후보자 임명방침을 ”야3당에 대한 선전포고“로 규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밀어붙이기가 현실화된다면 국회 차원의 협치가 끝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 당시 여당에 협조했던 국민의당도 강경한 분위기였다.
국민의당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국회를 무력화시키는 긴급 상황으로 규정하고 16일 예정돼 있던 지도부의 광주방문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내일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는 문 대통령을 겨냥해 “왜 푸른 기와집만 가시면 독선과 불통의 길로 가느냐”며 “국회를 무시하는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정권과 다른 것이 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여론조사 지지율을 믿고 폭주해선 안 된다. 침묵하며 지켜보는 다수의 국민들이 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도 “국회를 경시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독선적 정부 운영을 계속하면 민심의 역풍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추가경정예산안 ^정부조직법안 등을 사례로 들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3가지 안건은 모두 국회 본회의 표결이 필요하다. 의석수가 107석인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40석), 바른정당(20석)이 연대해 공동으로 반대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야3당이 공동대응에 나서면 120석의 더불어민주당만으로는 통과가 불가능하다.
11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경 예산안은 이미 지난 7일 국회로 넘어와있다. 추경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려면 먼저 국회 13개 상임위가 예비심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7개의 국회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협조를 거부할 경우 추경안 심사조차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 상정을 위해선 다음주부터 추경안 심사가 시작돼야 하지만 아직 심사 일정이 정해진 상임위는 없다. 국회 예결위 관계자는 “여야 간사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6월 국회 통과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국회에 제출된 정부조직법안 역시 안전행정위 법안심사 소위부터 열어야 하지만 여야간 협의가 안되면 첫 회의 일정도 잡지 못할 수 있다. 오는 27일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21일까지는 안행위 법안 소위를 통과하고, 22일 법사위가 소집돼야 하지만 이 또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남은 장관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도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장관 후보자 17명 중 15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요청했다. 이 가운데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2명의 인사청문보고서만 채택됐다. 14일 정부가 요청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및 안경환(법무)ㆍ송영무(국방)ㆍ조대엽(고용노동) 장관 후보자.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일정도 잡히지 않고 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인사청문특위가 전체 파행을 빚어 동의안 채택이 불발됐다. 오는 22일과 27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가능할 지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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