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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통일부 컴백하는 조명균 “개성공단 재개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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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문재인 내각’ 장관 17명 중 15명 인선

문재인 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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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통일부 장관후보자에 조명균(60)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 비서관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에 유영민(66)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을 지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는 김영록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엔 정현백(64)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를 발탁했다. 이날 인선으로 문 대통령은 신설될 중소벤처기업부를 제외한 17개 부처 중 15개 부처의 장관 인선을 마쳤다. 청와대 일자리수석엔 반장식 전 기획예산처 차관이 내정됐다.

대북제재 국제적 시각과 거리 #공단 만들 때 지원단장 맡고 #2007년엔 남북정상회담 배석 #대화록 파기 혐의 아직 재판 중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남북회담사무국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상선 기자]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남북회담사무국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상선 기자]

13일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명균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비서관이 개성공단 재개 의사를 피력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남북관계는 복잡한 방정식 같았는데 지난 10년 사이에 더 복잡해졌다”며 “남북관계 개선, 평화로운 한반도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풀릴지, 안 풀릴지에 관해 당장 평가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개성공단은 다시 재개돼야 한다”고 했다. 개성공단 출범 당시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을 맡았던 그는 “구체적인 사항을 면밀하게 파악해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 말하겠다”고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개성공단 재개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코리 가드너 미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이란 국제사회의 시각과 거리가 있다. 조 후보자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필요하다면 남북 관계를 푸는 데 추진해 나갈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 ‘대북 퍼주기’의 주역으로 몰려 51세인 2008년 공직을 떠났다가 9년 만에 장관 후보자가 됐다. 대표적인 교류협력론자로 1984년 통일부(옛 국토통일원)에 발을 들여놓았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남북 철도·도로 연결 행사 등의 실무책임을 맡았다. 다양한 남북회담에 참여했는데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2011년 사망)의 단독 정상회담 때의 배석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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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통일부 당국자는 “조 후보자는 평소에도 말이 없고, 표정의 변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이라며 “북한 사람들과 회담테이블에 앉아서도 흥분하지 않고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우리 정부의 입장을 관철시켰다”고 전했다.

조 후보자(원 안)가 2007년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 정상회담에 배석해 회의록을 작성하는 모습. [중앙포토]

조 후보자(원 안)가 2007년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 정상회담에 배석해 회의록을 작성하는 모습. [중앙포토]

2012년 대선 때에 노 전 대통령의 NLL(북방한계선) 포기 발언 진위 여부를 놓고 논란이 불붙으면서 회담에 배석했던 조 후보자가 주목을 받았다. 조 후보자는 부인했으나 검찰은 그가 노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정상회담 대화록 최초 작성본 파기를 공모했다는 혐의로 기소했고 현재 대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번 발탁이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의 서울중앙지검장 승진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의 문체부 2차관 발탁 ▶천해성 전 통일부 정책실장의 통일부 차관 임명처럼 과거 정부와 마찰 끝에 밀려났다 재기용된 네 번째 사례로 여기고 있다.

◆ 조명균(60) 통일부 장관 후보자

▶경기도 의정부 ▶동성고-성균관대 통계학과 ▶행정고시(23회),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비서관, 통일부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정용수·김록환·강태화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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