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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매장이 책을 펴낸 이유

중앙일보

입력

서울 신사동 음반점 '풍월당'의 첫 책 『아이다』. 왼쪽 빨간책은 오페라 공연장에 가지고 갈 수 있도록 대본 부분만 떼어낸 부록이다. [사진 풍월당]

서울 신사동 음반점 '풍월당'의 첫 책『아이다』. 왼쪽 빨간책은 오페라 공연장에 가지고 갈 수 있도록 대본 부분만 떼어낸 부록이다. [사진 풍월당]

음반점이 책을 냈다. 풍월당 오페라 총서 『아이다』다. 풍월당은 서울 신사동의 음반매장 겸 예술 아카데미로 올해 개점 14년째다.

음반점 '풍월당' 오페라 『아이다』해설ㆍ대본집 발간 #"오페라 상륙 70년에 제대로 된 오페라 대본집이 없다" #보체크, 니벨룽의 반지 등으로 규모 확대 예정

풍월당의 첫 책『아이다』는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의 전체 대본과 해설을 담은 책이다. 이탈리아 문학을 전공한 이기철 박사가 대본을 번역했고 풍월당 박종호 대표가 해설을 썼다. 발간사에서 박대표는 “한국에 오페라가 도입된 지 70년째인데 제대로 된 한글 대본 하나 없는 실정이다”라며 “문화국가라면 최소한 오페라 대본 정도는 번역돼 있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시작한다”고 썼다. 오페라 공연이 열릴 때마다 대본이 번역되고 청중이 볼 책자에 들어가긴 하지만 단행본으로 나와있는 것은 없는 실정을 지적한 말이다.

 총 272쪽 중 85쪽이 해설이고 나머지가 대본이다. 해설에는 박종호 대표의 이 오페라에 대한 관점이 뚜렷하게 들어있다. 그는 “아이다는 베르디 오페라 중 최고의 작품”이라며 “수에즈 운하 개통 후 유럽이 자행할 권력의 남용과 욕망의 희생자를 고대 이집트 무대를 빌려서 말하고자 했던 것”이라는 해석을 제시했다. 이런 내용이 가려지고 ‘아이다’라는 오페라가 화려한 스펙터클로만 기억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다.

풍월당 오페라 총서 시리즈의 스케일은 확대된다. 올해 겨울에는 알반 베르크의 ‘보체크’, 내년엔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4부작 전체를 계획하고 있다. “오페라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들을 엄선하려 한다”는 게 풍월당의 설명이다. 값은 2만원이고 서점과 풍월당에서 구입할 수 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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