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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문 여는 고양 스타필드, 하남에 없는 아웃렛 선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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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정용진

정용진

“처음 생각했던 전략을 완전히 지우고 새로 짠다.”

정용진 부회장, 기존전략 대폭 수정 #2개층 아웃렛으로 구성 방안 유력 #운영은 신세계백화점서 직접 맡아 #3040 부모 겨냥한 콘텐트도 개발

지난달 31일 채용박람회장에서 정용진(사진) 신세계 부회장은 8월에 오픈 예정인 스타필드 고양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 부회장이 ‘쇼핑의 미래’라며 야심 차게 기획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는 지난해 9월 경기도 하남에서 첫선을 보였다. 두 번째인 스타필드 고양이 오는 8월 오픈을 앞두고 있다. 당초 6월 오픈 예정이었던 계획을 미루면서 공을 들였다. 컨셉트와 입점 브랜드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고 있는 스타필드 고양은 어떤 모습일까.

11일 패션업계와 신세계에 따르면 스타필드 고양엔 아웃렛 입점이 유력하다. 스타필드 하남이 백화점과 대형마트, 전문점 등으로 구성돼 가격이 저렴한 이월 상품을 취급하지 않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하남을 선보인 뒤 고객 동선과 매장 콘셉트, 전문점의 역할, 고객 체류 시간 등 생각지도 못한 미흡한 점이 많이 드러났다”며 “처음 생각은 지워버리고 백지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스타필드 하남에 대한 업계 평가는 엇갈린다. 우선 교통 여건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올림픽대로와 서울 외곽순환도로, 서울-춘천 고속도로 연장 선상인 교통 요지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의 연결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큰 규모(연면적 45만9498㎡)와 가득한 볼거리로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는데는 성공했지만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데는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양한 전문점과 신개념 식품 매장 등이 눈길을 끌긴 하지만 가격 면에서는 큰 메리트가 없다는 것이다. 스타필드 고양에 아웃렛 입점을 검토하는 이유도 이런 고객들의 수요를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간 “이월상품을 취급할 수 있게 해달라”는 패션 업계의 요구도 높았다.

익명을 원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교외에 위치한 복합몰까지 갈 때는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기 마련”이라면서 “신세계 역시 이런 수요에 따라 스타필드 고양에는 아웃렛을 입점시킬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스타필드 고양 입점이 유력한 아웃렛은 여러모로 지금까지 신세계가 개점한 아웃렛과는 다른 형태가 될 전망이다. 신세계는 현재 전국 4곳(여주·파주·부산·시흥) 점포를 미국 사이먼프라퍼티와의 합작회사인 신세계사이먼을 통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고양에 입점하는 아웃렛은 신세계 백화점이 직접 운영을 맡을 예정이다.

매장 구색도 기존 아웃렛과 차별화한다. 2개층으로 아웃렛을 구성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한 개층은 여느 아웃렛처럼 브랜드별 점포를 두고 다른 한 층은 창고형 아웃렛으로 구성하는 식이다.

창고형 아웃렛은 브랜드가 이월 제품만 공급하고, 점원부터 매장 운영 전반을 신세계가 도맡게 된다.

스타필드 하남이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을 공략하는 것에 반해 고양은 영유아를 둔 30~40대 부모 공략에 집중하는 것도 차이점이다. 정 부회장은 “고양시는 유아동 비중이 특히 높기 때문에 유아동을 둔 부모들을 공략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유아동 시장을 완전히 석권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트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타필드 고양은 공식적으론 3호점이지만 신세계의 홀로서기로는 첫 스타필드가 될 전망이다. 1호점인 하남은 미국 터브먼과 합작했고, 2호점인 코엑스점은 기존 매장을 리뉴얼한 형태다.

반면 고양은 처음부터 신세계가 독자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별도 법인인 스타필드 고양은 올해 초 신세계 계열사로 편입됐다. 지분은 신세계 프라퍼티(부동산 계열사)가 67.7%, 국민연금이 32.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뿐 아니라 대부분 유통업체가 온라인에 뺏긴 고객을 되찾기 위해 다양한 복합쇼핑몰을 선보이고 있고, 실제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데는 성공했다”면서도 “다만 실제로 지갑을 열게 하는데는 눈에 띌 정도의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어, 스타필드 고양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를 모두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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