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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사오정]문재인 대통령 첫 시정연설,이전 이명박ㆍ박근혜 때와 무엇이 달랐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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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했다. 추경 예산 통과에 대한 협력을 당부하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취임 후 33일 만이다. 지난 1987년 직선제 개헌 이래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빠른 시정연설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는 233일, 이명박 전 대통령보다는 104일 빠르다. 박 전 대통령은 임기 시작 267일인 지난 2013년 11월 18일 국회에 나와 본예산과 민생 법안의 처리를 요구했다. 이 전 대통령은 취임 138일만인 지난 2008년 07월 11일 18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 축사를 겸한 사실상의 시정연설을 했다. 지금까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37일 만인 지난 2003년 4월 2일 국회에서 이라크전 파병 동의안 처리를 요청했던 것이 가장 빨랐다. 추경안을 위한 국회 시정연설은 역대 대통령 중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의 첫 시정연설과 이 전 대통령들의 첫 시정연설 때 야당 의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이명박 전 대통령 첫 시정연설…야당, 입장 때만 기립했지만, 박수는 안쳐  

지난 2008년 7월 11일 당시 민노당 강기갑 의원(오른쪽) 등이 국회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을 방문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플래카드 시위를 벌이자 당시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왼쪽에서 두번째) 등이 말리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2008년 7월 11일 당시 민노당 강기갑 의원(오른쪽) 등이 국회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을 방문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플래카드 시위를 벌이자 당시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왼쪽에서 두번째) 등이 말리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시정연설 때인 지난 2008년 7월 11일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 의원들은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며 이를 항의하는 차원에서 남성 의원들은 빨간 넥타이를 여성 의원들은 빨간 머플러를 착용했다. 당시 민주당은 이 전 대통령이 입장할 때 기립과 박수를 동시에 거부하는 방안도 논의했지만, 국가원수가 국회에 처음 방문하는 자리인 만큼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는 것이 도리고 의전 차원에서 입장할 때 기립은 하되 박수는 치지 않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따라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이 전 대통령이 입장할 때 일어났지만 박수를 치지 않았고, 당시 민노당 의원 전원은 본회의장 밖에서 회의장 입장을 거부했다. 이날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자주색 치마를 입었고, 이미경 의원은 자줏빛 웃옷을 걸치고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08년 7월 11일 오후 18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08년 7월 11일 오후 18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뒤 야당 의원들은 기립하지 않았지만 이 대통령이 민주당 쪽으로 다가가자 한두 명씩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첫 시정연설…야당, 입장 때만 기립 박수 한번도 안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3년 11월 18일 국회에서 취임 후 첫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는 동안 당시 민주당 의원들이 기립하지않고 앉아 있다.[중앙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3년 11월 18일 국회에서 취임 후 첫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는 동안 당시 민주당 의원들이 기립하지않고 앉아 있다.[중앙포토]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2013년 11월 18일 첫 국회 ‘2014년도 예산안 정부 시정연설’은 여야간 대립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을 둘러싼 특검과 특위를 주장하는 당시 민주당은 박 전 대통령을 냉대했고,  해산 위기에 몰린 당시 통합진보당 의원들은 마스크를 쓰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통진당 의원들은 이날 박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한 국회 본청 앞에서 ‘정당해산철회’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이들은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했다. 당시 민주당은 당초 불참하자는 의견까지 나왔으나 이날 시정연설에는 참석했다. 민주당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만 기립하는 최소한의 예우에 그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난 2013년 11월 18일 국회 첫 시정연설에 대해 당시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말씀은 많았지만 정답은 없었다. 미지근한 물로는 밥을 지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당시 전병헌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국회가, 야당과 국민이 시정 요구한 것이 하나도 시정되지 않은 것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당시 첫 시정연설에서 당시 민주당 김 대표와 전 원내대표 등이 이야기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난 2013년 11월 18일 국회 첫 시정연설에 대해 당시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말씀은 많았지만 정답은 없었다. 미지근한 물로는 밥을 지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당시 전병헌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국회가, 야당과 국민이 시정 요구한 것이 하나도 시정되지 않은 것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당시 첫 시정연설에서 당시 민주당 김 대표와 전 원내대표 등이 이야기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하지만 당시 민주당 양승조ㆍ우원식 최고위원, 정세균ㆍ이인영ㆍ이석현 의원 등은 대통령 입장 시에도 일어나지 않았다. 신경민 당시 최고위원을 비롯해 남윤인순ㆍ김성주ㆍ진성준ㆍ박홍근ㆍ배재정ㆍ김기식 의원 등 20여 명은 본회의장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입장 때는 물론 연설 동안에도 단 한번도 박수를 치지않았고, 대통령 퇴장 때에도 일어나지 않았다.

#문 대통령 첫 시정연설…여야 모두 기립,자유한국당 박수는 안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경 예산 편성에 협력을 당부하는 내용으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하기위해 들어가며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이날은 여야 의원들이 모두 제자리에서 일어나 문 대통령을 맞았다. 자유한국당 의원 대부분은 기립만 하고 박수를 치지않았지만 일부 의원들은 박수도 쳤다.오종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경 예산 편성에 협력을 당부하는 내용으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하기위해 들어가며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이날은 여야 의원들이 모두 제자리에서 일어나 문 대통령을 맞았다. 자유한국당 의원 대부분은 기립만 하고 박수를 치지않았지만 일부 의원들은 박수도 쳤다.오종택 기자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50분 쯤 국회에 도착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국회 본관 건물 출입문에서 들어오는 문 대통령을 맞았다. 문 대통령은 임종석 비서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등과 함께 시정연설 전 여야 지도부와 회동했다.
문 대통령이 첫 시정연설을 한 이날 자유한국당ㆍ국민의당ㆍ바른정당ㆍ정의당 등 야당 의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문 대통령을 맞았다. 이날 오후 2시 4분 여야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하고 계십니다”는 사회자의 안내말에 모두 제자리에서 일어났다. 문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박수가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본회의장 입장 때 기립하며 ‘예의’를 갖췄지만 박수는 치지 않았다. 하지만 김성태ㆍ장제원ㆍ김재원 의원은 박수도 쳤다.문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 중앙통로를 통해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과 악수하며 연단으로 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 여당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고있다. 오종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 여당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고있다. 오종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하기위해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일어서고 있다. 오종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하기위해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일어서고 있다. 오종택 기자

문 대통령은 이날 A4용지 10장 분량의 시정연설 원고를 통해 ‘일자리’를 44번이나 말하면서 일자리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22장의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국회 본회의장에 띄워 놓고 연설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파워포인트(PPT) 슬라이드 자료를 이용,추경 예산 편성에 협력을 당부하는 내용의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파워포인트(PPT) 슬라이드 자료를 이용,추경 예산 편성에 협력을 당부하는 내용의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내내 자신의 책상 PC에  ‘야당무시 일방통행 인사참사 사과하라’ ‘국민약속 5대 원칙 대통령은 이행하라’ ‘제왕적 대통령 NO’ ‘인사실패 협치포기 문재인정부 각성하라’등의 글을 적은 플래카드를 올려놓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하는 동안 민주당 의원들이 박수 치고 있다. 위쪽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오종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하는 동안 민주당 의원들이 박수 치고 있다. 위쪽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오종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경 예산 편성에 협력을 당부하는 내용으로 취임 후 첫 시정연설하는 동안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자신의 책상위에 문 정부의 인사를 항의하는 글을 적은 플래카드를 올려놓았다. 오종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경 예산 편성에 협력을 당부하는 내용으로 취임 후 첫 시정연설하는 동안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자신의 책상위에 문 정부의 인사를 항의하는 글을 적은 플래카드를 올려놓았다. 오종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경 예산 편성에 협력을 당부하는 내용으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한 뒤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경 예산 편성에 협력을 당부하는 내용으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한 뒤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회에서 취임 첫 국회 시정연설을 마친 뒤 중앙통로를 통해 나가며 야당위원들과 인사 나누고 있다. 사진 위쪽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연설을 끝내자 모두 일어났다가 문 대통령이 중앙통로로 나가자 자리에 다시 앉았다. 하지만 나경원ㆍ정진석 의원등은 계속 서 있었다.오종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회에서 취임 첫 국회 시정연설을 마친 뒤 중앙통로를 통해 나가며 야당위원들과 인사 나누고 있다. 사진 위쪽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연설을 끝내자 모두 일어났다가 문 대통령이 중앙통로로 나가자 자리에 다시 앉았다. 하지만 나경원ㆍ정진석 의원등은 계속 서 있었다.오종택 기자

문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오후 2시 34분까지 30분 동안 이어졌다. 문 대통령의 연설이 모두 끝나자 여야 의원들은 모두 기립했다. 문 대통령이 중앙통로를 지나가며 여당 의원들과 악수하는 동안 기립해있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모두 제자리에 앉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회에서 추가경정 예산관련 시정연설을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인사나누고있다.오종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회에서 추가경정 예산관련 시정연설을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인사나누고있다.오종택 기자

하지만 중앙통로 쪽 여당 의원들과 악수를 마친 문 대통령이 자유한국당 의원 쪽으로 다가가자 정진석ㆍ서청원 의원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과도 악수하며 짧은 대화를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이어 문 대통령과의 환담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경 예산 편성에 협력을 당부하는 내용의 시정연설을 마친 뒤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인사나누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경 예산 편성에 협력을 당부하는 내용의 시정연설을 마친 뒤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인사나누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회에서 첫 시정연설을 한 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과 인사나누고 있다.오종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회에서 첫 시정연설을 한 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과 인사나누고 있다.오종택 기자

이어 문 대통령은 본회의장 자유한국당 반대편에 자리잡고 있는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과 박지원 의원과도 인사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등과도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4분동안 여야의원들과 인사나눈 뒤 오후 2시 38분 국회 본회의장을 떠났다.
이날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는 임 비서실장을 비롯해 장하성 정책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박수현 대변인, 한병도 정무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진도 대거 동행했다.
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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