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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AI'에 계란값 다시 들썩

중앙일보

입력

지난 주말 발생한 '한여름 AI'로 계란값 고공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주말 발생한 '한여름 AI'로 계란값 고공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포토]

계란값이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겨울 시작된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한여름 AI’까지 겹친 탓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8일 계란 평균 소매가는 7967원으로 1주일 전보다 128원 올랐다. 한 달 전보다 77원, 1년 전보다 2751원 높은 가격이다. 최고가는 9330원으로, 일부 소매점에서는 1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 AI가 기승을 부린 지난 1~2월과 비슷한 현상이다.

일부 소매점 계란 한판에 1만원 훌쩍 #산란계 부족 현상, 올해 말까지 갈 듯 #다음주부터 태국산 계란 수입, 가격 안정 기대

문제는 계란값 고공행진이 굳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AI로 인해 지난겨울부터 살처분한 산란계 부족이 원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형우 축산관측팀장은 “6000만수 정도는 돼야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데, 현재 산란계는 5000만 수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겨울 발생한 AI로 산란계의 36%인 2500여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주말 AI가 다시 발생하면서 산란계 수급은 더 어려운 실정이다.

이 팀장은 “산란계는 입식 후 6개월이 지나야 알을 낳을 수 있는데, 그때까지 계란 수급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올해 안에는 계란값이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방학이 되면 학교 급식 등의 수요가 줄어 잠시 내려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릿수도 부족하지만, 산란계의 노화도 문제다. 보통 산란계는 월령 6개월부터 18개월까지 알을 낳고 이후 식용으로 쓰인다. 하지만 일부 양계 농가에는 산란계가 부족하다 보니 18개월 이후 산란계를 그대로 쓰고 있다. 18개월 이상 된 산란계는 생산량이 현저히 줄어든다.

계란 수입도 여의치 않다. 주 수입국인 미국과 스페인에서도 AI가 발생하면서 수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다만 태국산 계란은 다음주부터 수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품안전처는 최근 태국산 수입란에 대한 위생평가를 마치고 태국 정부와 수입 위생조건과 수출위생증명서를 대한 협의를 마쳤다고 9일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계란값 안정을 위해 농협을 통한 정부 비축물량 저가 공급과 외국산 신선란 수입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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