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서 속삭여도 잘 안 들린다…혹시 나도 최소 난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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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4명은 속삭이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최소난청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귀가 먹먹하고 '삐~'소리가 들릴 때는 병원을 찾아 진단받는 것이 좋다. [중앙포토]

국민 10명 중 4명은 속삭이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최소난청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귀가 먹먹하고 '삐~'소리가 들릴 때는 병원을 찾아 진단받는 것이 좋다. [중앙포토]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4명 가량이 속삭이는 소리가 잘 안 들리는 '최소 난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난청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해 치매 등을 유발할 수 있는데도 보청기 등 청력 보조장치를 이용하는 환자는 채 1%가 되지 않았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 연구팀은 8일 "국민건강영양조사(2010~2012년)를 분석한 결과 12세 이상 1만6630명 중 최소난청을 겪는 사람의 비율은 37.4%로 나이가 들수록, 남성에게 더 잘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1만6000여 명 분석 결과 #국민 10명중 넷가량 '최소 난청' 겪어 #속삭임, 새 울음 소리 안 들리는 수준 #보청기 등 보조장치 사용 1% 채 안돼 #시간 지날수록 치매·학습력 저하 유발 #귀먹먹하고 '삐'소리 들리면 진단 받아야

 이번 연구에서 최소난청 환자의 13%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겪었다"고 답했다. 22.9%는 귀울림(이명) 증상을 겪거나,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일준 교수는 "난청 환자는 이명을 자주 겪고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유병률이 정상인에 비해 높았다"고 설명했다.

최소난청은 순음 청력검사에서 15데시벨(dB) 미만의 소리가 잘 안 들리는 경우 진단한다. 속삭이는 소리·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새 울음소리 등이 이 수준이다. 일반적인 난청은 25dB 미만의 소리를 듣지 못할 때 진단한다.

최소난청은 일반적인 난청보다 증상이 덜해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번 연구에서도 최소난청 환자 중 1% 미만(0.47%)의 환자만이 보청기 등 청력보조장치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청기.  [중앙포토]

보청기. [중앙포토]

그러나 최소난청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하고, 인지기능 저하와도 관련성이 커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가 지난해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고령 난청 환자는 정상보다 치매 발생 확률이 2~6배가량 높다. 또 소아 난청 환자의 37%는 학업성취도·자존감이 일반 청력을 가진 아이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 교수는 “젊은층도 이어폰 사용이 증가하면서 난청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귀가 먹먹하거나 ‘삐’소리가 나는 등 청각 이상이 느껴지면 즉시 병원을 찾고 보청기 등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 최근호에 게재됐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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