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빠르게 늘고 있는 당뇨병…말랐다고 안심이라고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권선미 기자] 당뇨병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성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7초마다 한 명씩 당뇨병으로 사망한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비슷하다. 국내 당뇨병 환자는 2010년 202만 명 수준에서 2015년 252만 명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30세 이상 한국인 10명 중 1명은 이미 당뇨병을 앓고 있다. 잠재적으로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사람도 10명 중 2명이나 된다. 지난해 당뇨병학회에서 2014년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 결과다(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16, 당뇨병학회).

당뇨병은 질병 그 자체보다 합병증이 더 무섭다. 장기간 방치하면 혈관이 망가져 시력을 잃거나 콩팥이 망가져 투석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당뇨병을 느린 암(Slow Cancer)라고 부르는 이유다. 서서히 온 몸의 혈관을 망가뜨리는 당뇨병에 대해 알아봤다.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혈당측정기로 매일 1~2차례 혈당을 측정해 스스로 혈당을 관리해야 한다. 

인슐린 씨앗 췌장 베타 세포 작은 한국인 당뇨병 취약 
당뇨병은 비만과 관련이 깊다. 비만은 혈관 속 인슐린 요구량을 늘린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 췌장의 인슐린 생산기능이 떨어져 당뇨병으로 진행하기 쉽다. 실제 1980년대에서 1990년대 비만인면서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36.5% 수준이었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그 비율이 50%로 늘었다. 비만인 당뇨환자의 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말랐다면 당뇨병에서 안심할 수 있을까? 정답은 ‘아니오’다. 당뇨병은 체중 그 자체보다는 체내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이 크다.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 중 하나일 뿐이다. 특히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체구가 작다. 당연히 인슐린을 생산·분비하는 췌장의 베타세포 부피도 작아 생산가능한 인슐린의 양이 적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인슐린 분비량 감소가 당뇨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이런 이유로 서양에서는 비만형 당뇨가 대부분이지만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정상 체중이거나 말랐는데도 당뇨병으로 진단받는 비유이 높다.

밥·빵·면 등 탄수화물 중심의 식습관도 문제다. 한국인은 전체 식단에서 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60% 이상이다. 서양인은 탄수화물 섭취 비중이 이보다 1/2가량 적다. 탄수화물은 쉽게 포도당으로 바뀐다. 몸속에 포도당이 많아지면서 인슐린이 과다 분비된다. 포도당은 소화가 빨리 된다. 혈당이 떨어지면서 진땀이 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몸이 부들부들 떨리거나 심한 허기를 느끼기도 한다. 이후 뇌는 사용해야 할 포도당이 부족하다고 인식해 포도당을 보충하도록 지시한다. 다시 당분이 많은 음식을 먹게 된다. 탄수화물 과다 섭취→ 포도당 과다 생성→ 인슐린 과다 분비→ 당뇨병 유발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초기부터 철저한 혈당관리가 핵심
당뇨병 치료의 핵심은 지속적인 혈당 관리다. 3개월간 혈당변화를 측정하는 당화혈색소 수치를 6.5%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당뇨병 치료의 핵심 목표다. 혈당 관리에 실패하면 혈당이 높아 끈적끈적한 혈액이 온 몸을 순환하면서 혈관을 망가뜨린다. 눈·심장·발에 심각한 흔적을 남긴다. 당뇨병은 진단 초기부터 혈당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영국 연구팀은 1977년부터 제 2형 당뇨병 초기 환자 5102명을 20년 동안 추적조사했다. 그 결과 혈당을 적극적으로 관리한 그룹(평균 당화혈색소 7%)은 그렇지 않은 그룹(7.9%)와 비교해 미세혈관 합병증 발생률이 25% 낮았다(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 2008).

먼저 약물 요법이다. 혈당을 낮추는 당뇨약을 꾸준히 복용한다. 하지만 약 복용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운동·식단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일본 쓰쿠바대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가 과식·술·담배를 했을 때 혈당·혈압 조절이 잘 안 되고 간·요산 수치가 높았다. 똑같은 당뇨병 환자라도 약으로만 혈당을 조절하는 것과 운동·식단 관리를 병행하면서 혈당을 조절하는 것은 향후 삶의 질에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당뇨병 식단은 어떤 음식을 줄이거나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 매일 일정 시간에 알맞은 양의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대원칙이다. 활동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열량에 맞춰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도록 한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많이 먹으면 탈이 난다. 식사를 할 때는 싱겁게 먹는다. 설탕이나 꿀 같은 단순당은 소화흡수가 빨라 혈당상승을 촉진시킨다. 술은 칼로리가 높지만 영양소는 거의 없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다음 날 아침에는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한다.

운동은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 혈당 조절을 돕는다. 비만형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은 체중감량을 위한 보완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운동에도 복병이 있다. 아무런 준비 없이 무리하게 운동을 시작하면 근육에 무리를 줘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공복 상태라면 저혈당 위험은 더 높아진다. 당뇨병 환자에게 식사를 마치고 30분 가량 지나서 운동을 시작하라고 하는 이유다. 혈당이 가장 높아져 있어 운동을 하기 가장 좋다. 특히 매일 당뇨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식사 전에 공복상태에서 운동하면 저혈당을 초래해 오히려 혈당조절을 어렵게 한다. 운동 강도는 숨이 조금 찰 정도가 적당하다. 횟수는 일주일에 3회 이상씩 하루 30분 정도가 좋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