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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벌써부터 폭염… 최고 35.9도 기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9일 오전 10시쯤 대구 경북대학교 도서관 열람실. 학생들의 휴대전화에서 긴급재난문자가 울렸다. 오전 11시 대구 일대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된다는 재난 문자 메시지였다.

경북 영천 올 들어 가장 높은 36.1도… 31일까지 무더위 지속 #경남지역 10개 시·군, 전남지역 5개 시·군 오전 11시 폭염특보

열람실에 앉아 있던 재학생 김모(23)씨는 문자 메시지를 보고 “벌써 ‘대프리카(대구와 아프리카를 합친 용어)’가 찾아 왔구나”라고 말했다. 대구는 매년 전국에서 가장 무더운 날씨로 대프리카라는 별명을 얻었다.

29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민소매 상의와 반바지를 입은 시민들이 걷고 있다. 대구=백경서기자

29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민소매 상의와 반바지를 입은 시민들이 걷고 있다. 대구=백경서기자

올여름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지난 20일 이후 두 번째다. 대구시민들의 대표적인 휴식 공간인 수성못을 찾은 시민들도 그늘에 몸을 피했다. 그늘 한 점 없는 둘레길에는 자전거를 탄 시민 1~2명이 있을 뿐이었다. 나무그늘 아래 벤치에 앉은 시민들은 연신 손부채 질을 하면서 더위를 식혔다.

29일 대구 수성구 수성못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나무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29일 대구 수성구 수성못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나무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있다. 대구=김정석기자

번화가인 대구 중구 동성로에도 사람들은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옷차림이었다. 시민들은 민소매 상의와 선글라스, 양산으로 무장한 모습이었다. 아이스크림과 생과일주스 전문점 앞은 사람들이 긴 줄을 만들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수도 평소보다 적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대구 최고기온은 35.9도를 기록했다. 경북에서는 영천시가 36.1도까지 오른 것을 비롯해 경주 36도, 구미 34.8도, 청소 34.4도, 상주 34도, 안동 33.5도 등을 보였다. 이들 지역은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부산은 폭염주의보가 발령되지 않았지만, 동래구 명륜동(자동기상관측장비)은 31도까지 기온이 올랐다. 바닷가와 가까운 중구 대청동 지역은 261.1도로 명륜동과 5도가량 차이가 났다.

외국인 등 500여 명의 찾은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일부 시민이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을 즐겼다. 해운대에서 만난 송모(54)씨는 “내륙지역은 폭염이라는 데 여기는 시원하고 물속은 추위를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29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외국인과 시민들이 물속에 뛰어들어 때이른 더위를 식히고 있다. 부산=송봉근 기자

29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외국인과 시민들이 물속에 뛰어들어 때이른 더위를 식히고 있다. 부산=송봉근 기자

경남에서는 오전 11시 창원을 비롯해 진주와 합천 등 10개 시·군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지역별로는 합천이 35.9도로 가장 높았고 밀양 35.6도, 양산 34.1도, 진주 34.0도, 남해 33.6도 등이었다.

전남 광양시·순천시·구례군·곡성군·보성군 등 5개 시·군에는 오전 11시를 기해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이들 지역의 낮 최고 기온(오후 3시40분 현재)은 광양 35.4도, 보성 34.9도, 순천 33.9도, 구례 33.5도, 곡성 33.3도 등으로 올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경기도는 이날 오후 2시와 오후 4시 남부권과 북부, 동부권 등 20개 시·군에 잇따라 오존주의보를 발령했다.

경기 남부는 용인·평택·안성·이천·여주 등 5개 시이고 북부는 김포·고양·의정부·파주·연천·양주·동두천·포천 등 8개 시·군이다. 동부권은 남양주·구리·광주·성남·하남·가평·양평 등 7개 시군이다.

오존주의보는 권역 내 한 개 이상 지역에서 시간당 대기 중 오존농도가 0.12ppm 이상일 때 내려진다. 남부권의 최고 오존농도는 0.120ppm이고, 북부권의 최고 농도는 0.127ppm이다. 동부권은 0.130ppm이었다.

충남도는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서해안 천수만의 ‘양식업 피해 최소화 계획’을 마련했다. 천수만 일대는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해수 면적이 줄고 바닷물 유통량이 줄어 고수온에 취약한 구조로 변했다. 이 때문에 해마다 가두리 양식장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지난해 천수만은 바닷물 온도가 평균 29.7도, 최고 30.1도까지 치솟으면서 우럭·도미 377만10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피해 금액만 50억원이 넘었다.

홍성·창원·수원·광양·부산·대구=신진호·위성욱·최모란·김호·이은지·김정석·백경서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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