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 작곡가 변훈 추모음악회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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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의 작곡가 변훈(1926~2000.사진)의 3주기(周忌)를 맞아 그의 가곡으로 꾸민 추모.헌정음악회가 열린다.

올해 창단 25주년을 맞는 부산 한울림 합창단(지휘 이상열.단장 차재근)이 오는 9월 1일 부산문화회관 중강당에서 '진달래꽃''초혼'(김소월 시)'설악산아''갈매기야 우는구나'(정공채 시) '순이야'(박효석 시)'행복'(김광협 시)등 8편의 예술가곡과 '인생은 풀과 같도다''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등 2편의 성가곡을 합창으로 편곡해 새로 선보인다. 작곡가 최석태(40.동아대 강사)씨가 편곡을 맡았다.

특히 '사랑'은 선율만 남겨 놓은 고인의 마지막 유작(遺作)이다. 병실에서 발견된 악보에 피아노 반주를 붙인 다음 합창으로 다시 편곡했다.

이번 공연이 초연이다. 투병 중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연필과 오선지를 놓지 않았던 고인의 예술혼이 스며 있다. '사랑은 오래참고…'로 시작되는 고린도전서 13장의 가사는 고인의 가훈이기도 했다.

또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도 고인이 한번도 실연(實演)을 들어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유작으로 장례식 때 테너 임정근이 초연했다.

이 밖에 소프라노 배수진, 테너 임정근.김창돈, 바리톤 박대용, 베이스 오현명 등이 출연해'명태''쥐''귀천'등 대표적인 가곡들을 독창으로 들려준다.

차재근(46)단장은 82년 가곡'명태'에 매료돼 대학생 시절'변훈 가곡의 밤'을 기획해 대학 순회공연을 다녔다. 고인이 정공채 시인과 함께 했던 전국 답사에 따라 나서기도 했다. 그는 "부산은 고인이 52년 피란 시절 '명태'초연으로 혹평을 받아 직업 음악가의 길을 접었던 곳"이라며 "이번 공연으로 고인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051-645-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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