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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한 ICBM 염두에 두고 30일에 요격 훈련 실시,요격 성공률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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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I 미사일. [사진 미 육군]

GBI 미사일. [사진 미 육군]

미국이 이번 주 중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요격하는 미사일 방어(MD) 훈련을 실시한다.

AP통신은 오는 30일(이하 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지상발사요격미사일(GBIㆍGround-based Interceptor)의 ICBM 요격 훈련을 한다고 26일 보도했다.
GBI는 1999년 개발 단계에서부터 지금까지 모두 17차례 발사했지만, 모두 ICBM급 이하의 비행체를 대상으로 했다.
크리스토퍼 존슨 미사일방어국(MDA) 대변인은 “이번에 사용할 비행체는 역대 가장 빠르다. ICBM급 속도”라고 말했다.
남태평양의 콰질란 환초에서 미 본토를 향해 모의 ICBM을 발사하면 캘리포니아주 밴던버그 공군기지에서 GBI를 쏴 태평양 상공에서 격추하는 시나리오로 진행된다.

이번 훈련이 염두에 둔 것은 미 본토로 향하는 북한의 ICBM이다. 권명국 전 방공포병사령관(예비역 공군 소장)은 “이번 훈련에서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얻는 목적도 있지만,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주는 의도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14일 최대 사거리 4500~5000㎞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이는 미 알래스카주까지 도달할 수 있는 거리다.

GBI는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 ‘스타워즈’로 알려졌던 전략방위구상(SDI)의 유산이다. 적의 ICBM이 대기권에 재진입하기 전 중간단계에서 이를 격파하는 목적으로 개발됐다. 32발이 알래스카주 포트 그릴리에, 4발은 밴던버그 기지에 각각 배치됐다. 러시아ㆍ중국ㆍ북한의 ICBM이 미 본토를 향하면 북극권을 통하는 게 가장 지름길이기 때문에 알래스카가 GBI의 거점이 됐다. 미 국방부는 올해까지 GBI 8발을 더 생산할 예정이다.

미국의 MD 체계는 1차적으로 태평양 해상의 이지스함에서 SM-3 미사일로 적의 ICBM을 요격하고, 이어 알래스카나 캘리포니아에서 발사한 GBI가 격추를 시도하는 것이다. 여기서 실패하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와 패트리엇 미사일이 맡는 구조로 돼 있다.

그런데 GBI의 요격 성공률이 좋지 않은 편이다. 지금까지 17차례 발사 가운데 9번만 성공했다. 미 국방부에선 ‘총알로 총알을 맞히는’ 수준의 기술적 난이도라고들 얘기한다. 군축ㆍ비확산센터(ACNP) 소속 미사일 전문가인 필립 코일 선임 과학고문은 “만약 실패한다면 북한이 뭐라고 할지에 대해 상상도 하기 싫다”고 말했다.
권 전 사령관은 “미국이 지금 시점에 GBI 발사를 하는 건 (요격률을 끌어올리는데)어느 정도 성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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