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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짧은 얼룩삽살개를 아시나요? 복제견 오늘 대전 동물원서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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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이 덥수룩하게 난 삽살개는 이름부터 친숙한 토종개다. 1992년 천연기념물 368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삽살개 가운데는 검은 털이 박힌 얼룩 삽살개가 있다. 털이 짧아 일반 삽살개와도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조선 영조때 궁중화가 김두량의 그림에 등장 #충남대 김민규 교수 14년전 태어난 불임 얼룩삽살개 체세포로 복제성공 #털이 짧은 얼룩 삽살개는 극히 드물어, 일제 강점기때 멸종된듯

얼룩 삽살개는 일제 강점기 이후 거의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룩삽살개는 조선시대 그림에도 등장한다. 그림 그리는 일을 위해 만들어진 관청인 ‘도화서(圖畵署)’에 일했던 김두량(1696~1763)은 얼룩삽살개를 그려 영조에게 바쳤다. 영조는 친히 그림에다 ‘사립문을 밤에 지키는 것이 네 책임이거늘 어찌하여 낮에 또한 이와 같이 짖고 있느냐’라는 글을 남겼다.

조선 영조때 궁중화가 김두량이 그린 얼룩삽살개. [사진 대전 오월드]

조선 영조때 궁중화가 김두량이 그린 얼룩삽살개. [사진 대전 오월드]

얼룩 삽살개가 복제돼 세상에 나왔다. 충남대 동물자원학부 김민규(50) 교수팀은 복제한 얼룩삽살개 수컷 2마리를 24일 대전 오월드(동물원)에 기증했다.

김 교수팀은 14년 전 태어난 수컷 얼룩 삽살개의 체세포를 이용해 복제에 성공했다. 한국 삽살개 재단이 기르고 있는 이 얼룩삽살개는 무정자증으로 증식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김 교수팀은 이 삽살개에서 체세포를 분리한 다음 일반 개의 난자에 주입했다. 체세포 주입 전 일반 개의 유전자를 이어받지 않도록 난자에서 핵을 제거했다. 대리모 개는 60일간 임신한 끝에 지난 2월 얼룩삽살개 수컷 23마리를 낳았으며 이중 1마리는 폐사했다. 김 교수는 "종족 보존의 차원에서 얼룩삽살게를 복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4일 대전 오월드에서 공개된 복제 얼룩삽살개. 충남대 김민규 교수팀이 4개월전 복제해 공개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24일 대전 오월드에서 공개된 복제 얼룩삽살개. 충남대 김민규 교수팀이 4개월전 복제해 공개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김 교수는 “털이 짧은 삽살개는 전체 삽살개의 3%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서도 얼룩삽살개는 더욱 드물다”며 “4개월쯤 자라 환경적응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동물원에 기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민규 교수(왼쪽)등 연구팀이 24일 오월드에서 얼룩삽살개를 돌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김민규 교수(왼쪽)등 연구팀이 24일 오월드에서 얼룩삽살개를 돌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김 교수팀은 앞으로 암컷 얼룩 삽살개 복제도 시도해 앞으로 자연스러운 번식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 교수팀은 2005년 세계 최초의 복제견인 '스너피' 복제에 성공했다. 그동안 마약 탐지견, 맹인안내견 등 사회 공익적 개 복제는 물론 모 대기업 회장의 애견 복제 등으로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 왔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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