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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웃기고 울렸던 사람 '노무현입니다'

중앙일보

입력

영화 '노무현입니다' 스틸

영화 '노무현입니다' 스틸

감독 이창재 출연 노무현, 이화춘, 유시민, 안희정, 문재인 프로듀서 최낙용 음악 장영규 장르 다큐멘터리 상영 시간 109분 등급 12세 관람가

휴먼 다큐멘터리 '노무현입니다' 23일 개봉

★★★☆

‘대통령 노무현’이 아니라 ‘사람 노무현’에 관한 이야기. 영화는 시작과 함께 시간을 2002년으로 되돌린다. 국회의원ㆍ시장 선거 등에서 수차례 낙선한 노무현은 칠전팔기로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국민경선에 나선다. 2%의 처참한 지지율. 승산이 없어 보이는 게임이건만, 그는 포기할 줄 모른다.

‘노무현입니다’는 2002년 대선후보 경선 과정, 그리고 당시 그와 관계된 사람들의 증언을 중심으로 ‘사람 노무현’을 소환해낸다. 109분의 러닝타임 가운데 약 45분이나 할애할 만큼 인터뷰의 비중이 상당한 편. 이는 ‘노무현입니다’의 의도가 대통령으로서의 재평가와 공과를 논하는 데 있지 않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영화의 관심은 사실이 아니라, ‘진심’에 있다. 과연 그는 어떤 사람이었는가. 왜 우리는 그를 잊지 못하는가.

영화 '노무현입니다' 스틸

영화 '노무현입니다' 스틸

영화에 등장하는 인터뷰이는 모두 39명에 이른다. 문재인 대통령, 유시민 작가, 안희정 충남지사를 비롯해, 변호사 시절의 노무현을 감시했던 전 정보국 요원, 그의 변호를 받았던 부림사건 피해자, 전담 운전기사,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등등. 이창재 감독은 그를 기억하는 이들을 가리지 않고 카메라 앞에 앉혔다. 다양한 층위의 시선으로 인간 노무현을 돌아보겠다는 의지다. 그들은 2002년 대선 후보 경선의 대역전 드라마가 노무현의 인간적인 매력에서 기인했다고 말한다. “한성질” 하지만 “늘 아랫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국민에게 책임 있게 하려고 했던” 사람이라고.

영화 '노무현입니다'에 출연한 문재인 대통령

영화 '노무현입니다'에 출연한 문재인 대통령

영화의 온도는 사뭇 뜨겁다. 엎치락뒤치락 반전을 거듭하는 국민 경선 과정, 국민을 향한 노무현 후보의 눈물겨운 호소, 그를 추억하는 이들의 절절한 증언이 영화 내내 숨 가쁘게 이어진다. 감상적인 측면도 있으나, 그 간절한 진심이 끝내 스크린 너머로 밀려온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극적으로 재구성한 연출력, 세밀한 취재 등 베테랑 다큐멘터리스트로서 이창재 감독의 힘도 돋보인다. 영화는 5월 25일 개봉한다. 마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8주기(5월 23일) 이틀 뒤다.

TIP. 다량의 휴지가 필요할지 모릅니다.

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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