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개장 이틀 만에 25만 명 걸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서울로 7017’ 개장 이틀째인 21일 오후 시민들이 공중 정원에서 산책하고 있다. 이틀 동안 25만 명(오후 5시 현재)이 이곳을 찾았다. [장진영 기자]

‘서울로 7017’ 개장 이틀째인 21일 오후 시민들이 공중 정원에서 산책하고 있다. 이틀 동안 25만 명(오후 5시 현재)이 이곳을 찾았다. [장진영 기자]

서울로 7017(옛 서울역 고가)이 개장한 지 이틀째인 21일 낮 12시, 4호선 회현역 방향에서 서울로로 진입해 200m쯤 지나니 왼편 아래로 서울역이 눈에 환히 들어왔다. 대학생 김지석(26)씨 등 나들이객 수십 명이 어깨 높이까지 오는 유리난간에 기댄 채 서울역 쪽을 바라보며 카메라에 전경을 담고 있었다.

도심 공중 정원 즐기려 시민들 몰려 #“화분이 길 막고, 차양막 부족해” #휠체어 진입로 찾기 어렵단 지적도

길이 1024m, 높이 17m의 서울로 7017은 만리동·퇴계로·남산공원 백범광장 등 서울역 일대 17곳에 뻗어 있다. 하루 수십만 대의 차량이 오가는 교통의 중심지에 위치한 공중 정원을 보기 위해 개장 이틀 동안 25만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시민들은 군데군데 심어져 있는 2만4085주의 꽃과 나무가 만드는 경치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화분들이 통행로의 절반을 가린 구간이 있는 데다 차양막이 부족해 시민들이 따가운 햇살에 그대로 노출되기도 했다. 이현수(45)씨는 “화분이 많은 건 좋지만 차양막도 부족한데 곳곳에 정체현상까지 빚어져 땀을 많이 흘렸다”고 말했다. 이원영 서울시 조경과장은 “개장과 주말이 겹쳐 사람들이 몰렸다. 일시적 문제인지 아닌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장애인 접근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총 17개의 진입로 중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는 6대 설치돼 있다. 휠체어를 탄 채 나들이를 나온 김진환(64)씨는 “어디로 들어와야 할지 몰라 20분을 돌았다”고 했다.

개장 전부터 ‘흉물·악취 논란’을 빚은 슈즈트리(shoes tree)도 입에 오르내렸다. 슈즈트리는 헌 신발 3만 켤레를 활용해 서울로 7017 위에서 서울역 광장까지 이어 붙여 만든 높이 17m, 길이100, 폭 10m의 대형 구조물이다. 차로가 사람이 걸을 수 있는 길이 됐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직장인 정석현(34)씨는 “매연을 내뿜던 차로가 걸을 수 있는 공간이 됐다는 것을 상징하는 듯하다”고 했다. 하지만 양화연(64·여)씨는 “작가의 의도는 알겠지만 그 의도가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 그냥 분실물들을 이어 붙인 것 같아 보기에 흉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준석 기자 seo.junsu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