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코트 떠나는 주희정 "농구에 미친 지난 20년 후회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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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정 은퇴 기자회견 [KBL]

주희정 은퇴 기자회견 [KBL]

프로농구 '철인' 주희정(40)이 20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정든 코트를 떠난다.

주희정은 1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은퇴 기자회을 열었다. 아들(지우)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은퇴 결정을 내린 순간부터 지금까지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며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언젠가는 은퇴를 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 속에서 그동안 농구에 미쳐서 지금까지 살아온 나에게 농구를 대체할 만 것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시즌을 끝으로 삼성과 계약이 끝난 주희정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재계약하는 대신 은퇴를 택했다. 그는 "나 자신과의 힘든 싸움을 이겨가며 여기까지 왔다. 항상 최선을 다해왔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고려대 2학년 때 중퇴하고 1997년 연습생 신분으로 원주 나래(현 동부)에 입단한 주희정은 20시즌 동안 최정상급 가드로 활약했다. 마흔 줄에 접어든 이번 시즌에도 소속팀 서울 삼성을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으로 이끄는 등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했다.

주희정은 2016~2017시즌까지 개인 통산 1029경기(역대 1위)에 출전했다. 20시즌을 뛰는 동안 주희정이 결장한 경기는 15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자기 관리가 투철했다.

그는 "선수로써 주희정은 이제 물러난다. 앞으로 많은 것을 보고 배워 다재다능한 지도자로 돌아오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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