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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사서 '날 보러 와요' 노래 부른 보훈처장 피우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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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우진 신임 보훈처장 [사진 연합뉴스]

피우진 신임 보훈처장 [사진 연합뉴스]

여성 첫 헬기조종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피우진 예비역 중령이 17일 국가보훈처장에 임명된 가운데, 그의 과거 중령 전역식 고별사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2009년 1인 미디어 '미디어몽구'는 피우진의 중령 전역식 고별사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영상에서 피우진은 "30년 7개월 동안 늘 군인으로 살고 싶었지만, 여군이라는 한계의 짐을 지고 살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피우진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던 상황, 두 번 씩이나 군복을 벗어야 했던 상황, 암과의 전투, 그럴 때마다 나를 지켜준 것은 여군 자매들이었고 형제자매들이었다"라고 말했다.

피우진은 "그러나 나는 끝까지 가지 못했고, 2005년 전역을 했다. 당시 나를 지켜줬던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가슴 아팠다"고 회상했다.

피우진은 2002년 10월 유방암 1기 판정을 받고 유방 절제수술을 받았다. 이후 3년 동안 육군 항공단에서 군생활을 이어왔지만 2005년 9월 암에 걸리면 군복을 벗어야 한다는 군인사법에 의해 강제전역 처분을 받았다.

이에 피우진은 자동퇴역 규정을 근거로 퇴역시킨 것은 재량권 남용이라며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년7개월의 법정 공방이 이어진 끝에 법원은 '퇴역 처분을 취소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군 규정 또한 바뀌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피우진은 "강제퇴역 당시 인권 연대를 만났고, 그들의 도움을 받았다"면서 "오늘부로 나 스스로를 격려하며 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방미의 '날 보러 와요' 한 소절을 부르며 "어려울 때 연락할 수 있고 밤에 술 한잔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여군이여 영원하라"고 말하며 고별사를 마쳤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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