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지지연설 이희호여사가 선수|농정 잘못 시인…공가소득 배가약속 민정|우세지역의 붐 중부내륙으로 확산 민주|경부고속도로 건설 반대 사보 비난 공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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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정>
일요일 창원에서 대규모인파가 몰려 기세가 오른 노태우후보는 23일 상·하오 고성과 진주에서 유세장 최대동원능력에 육박하는 청중이 모인 가운데 이틀간의 서부경남표밭공략을 종료.
1만6천평의 그라운드와 스탠드를 꽈 메운 진주공설운동장 유세에서 노후보는 『말만하는 야당을 택할것인가. 실천하는 노태우를 택할 것인가』라는 문답식 연설을 통해 청중들로부터 「노태우」요라는 함성을 유도.
노후보는 자신도 농촌출신임을 강조한뒤 『시골총각이 장가가기 어렵고 농가빚이 많은등 농정의 잘못을 시인한다』면서 『5년내에 농가소득을 2배로 늘리겠다』고 약속.
이날 유세장에는 「1번으로 1등국민. 노태우가 1등이다」 「1등으로 결판났다. 대통령은 노태우」등 노후보의 기호1번을 강조하는 플래카드가 대거등장.
진주유세장에는 부인 김옥숙여사가 연희동 이웃집부인, 경북여고동창생등 10여명과 함께 연단 오른쪽앞쪽에 모습을 나타냈는데 자신을 알아보고 몰려든 청중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면서 「감사합니다」고 인사.
김여사는 노후보의 연설도중 『여성여러분 소리한번 질러보세요』라는 대목에서 여성청중들과 함께 『와』하는 소리를 지르며 부군의 이름을 연호.
이날 유세를 마친 노후보가 시내쪽으로 카퍼레이드를 벌이는 도중 도로옆에 있던 대학생으로 보이는 청년 2, 3명이 노후보를 향해 계란과 돌멩이를 던지려다 뒤따르던 당원들에 의해 즉각 제지를 받고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노후보는 고성공설운동장 (7천평)을 꽉 메운 가운데 열린 유세에서 공약세례를 퍼붓고 『본인의 입에서 나온것은 확실하다』고 강조.

<민주>
민정당의 우세지역으로 관측되고 있는 경북북부일대의 유세에서 「김영삼붐」 을 일으켰다고 보고 있는 민주당은 24일 영주·단양·제천·춘천유세를 통해 이 같은 붐을 중부 내륙지방으로 확산시킨다는 방침.
이날 상오 영주역앞 광장에서 열린 유세장에는 「이쪽 저쪽 다 겪었다. 이번에는 김영삼」이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대회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김후보가△12·12사태에 대한 맹박△부정선거에 대한 경고△방송보도비판등을 통해 지지를 호소할 때마다 열띤 박수로 호응.
김후보는 특히 방송보도에 대한 비판의 톤을 강화시키고 있는데 『양 방송은 최근 나에 대한 방송내용을 보면 정말 못된짓만 하고있다』고 비판.
김후보는 양방송이 『대회장에 모인 인파중 일부 한산한 곳이나 청중들이 조용히 있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는 정부·여당이 나를 가장 두려운 상대로 보기 때문』이라고 강조.
김후보는 이날저녁 4차례에 걸친 유세를 끝낸후 춘천 세종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의 유세에 대한 평가 및 앞으로의 전략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
한편 영주유세에서는 공화당시절 이 지역출신 의원이었던 김창근씨 (민족문제연구소회장) 가 9년여만에 지역구주민들 앞에 나서 김후보를 소개.
김씨는 『이번 선거는 민족의 사활이 걸린 선거이므로 어떠한 탄압과 매수가 있더라도 이를 물리쳐야만 한다』며 『김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토록 해 군정을 종식시키자』고 역설.
23일하오 점촌유세가 열린 역광장에는 「최루탄은 이제 그만, 불한당도 이제 그만」이라는등 플래카드가 수십개 걸렸고 청중들이 역광장과 인근도로를 가득메운 열기속에서 진행.
김현규총무는 찬조연설을 통해 김대중씨를 겨냥, 『김모후보는 농가 부채를 전액 탕감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국민들의 인기에 영합하겠다는 차원에서 나온것』이라며 『그는 71년 선거때도 예비군폐지론을 주장했다가 공화당과 군인들이 반발하니까 이를 철회했던 사람』이라고 공격.
김후보는 『국민이 아무리 어리석어도 또다시 이 땅에 군사독재정권이 들어서는것은 용납하지 않을것』이라며 『지난 7년 동안 국민들을 그토록 탄압했던 사람이 어떻게 또 나올수 있느냐』고 민정당의 노후보를 겨냥.
김후보는 『방송이 다른 후보의 유세는 열기가 있는 장면과 가장 잘 얘기한 부분만 보도하고 나에 대해선 「이상한 부분」만 찾아내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는 정부·여당 나름대로의 여론조사 결과 내가 제일 앞서가고 있기때문』이라고 강조.
이어 가진 안동 유세는 해가 진후 열렸는데 대회장인 역앞 광장과 6차선 도로중 2백여m 정도와 인근도로등에도 인파가 가득찬 가운데 열기속에 진행.

<평민>
김대중 평민당후보는 전날에 이어 24일에도 공주 논산 신탄진등 충남지방을 집중적으로 돌며 충청권공략에 전력.
김후보는 이날 첫번째 유세장인 공주 광주고속 터미널에서 『노태우씨는 표를 매수하기 위해 시계·설탕등 온갖 선물을 돌리고 있는데 재산이라고는 집한채밖에 없다는 노씨가 어떻게 그렇게 돈을 뿌리느냐』며 『7년동안 농민·노동자를 착취하고 서민을 등친돈이니 주는대로 받고 한표도 주지말아 본때를 보이자』고 역설.
김후보는 또 『전두환씨가 정권을 잡기전 우리나라 10대재벌이 차지하는 몫이 GNP의 25%였는데 85년에는 80%로 늘어났다』며 『이 나라는 열사람을 위한 나라며 이 열사람을 위해 우리가 농사짓고 노동하고 장사하고 사무보고 있는셈』이라고 비난.
평민당은 이날도 「당비를 급히 내주십시오」라는 유인물을 유세장마다 대량살포 했는데 이 유인물에는 22개 은행구좌번호가 기재돼있고 『우리당은 자금난으로 큰 애로를 겪고 있으니 다음구좌로 긴급히 송금해달라』는 설명이 붙어있어 은행구좌를 통한 국민모금을 시작한 인상.
평민당의 한 관계자는 『이미 각지에서 송금문의 전화가 오고있고 직접 또는 은행구좌를 통해 하루 2천만원 이상이 들어오고 있다』고 공개.
평민당은 또 「재미있는 역사교실」이라는 당원용 유인물을 유세장마다 뿌리고있는데 민정당노태우후보와 민주당김영삼후보를 역설적으로 비난하는 내용.
이 유인물은 20개의 문항으로 「노태우는 10·26후에 휴전선을 지키는 탱크부대를 빼내 12·12쿠데타를 일으킨 애국자다」 「보안사령관 출신으로 전국민에게 편지와 선물을 보내는 돈많고 통큰 사람이 보통사람이다」는 노후보를 겨냥한 질문과 「정치는 뜀박질로 하면서 국가경영은 사람을 돈주고 사서한다」 「내각제를 은밀히 받아들이려했던 이민우구상은 이민우씨 혼자서 한일로 김영삼총재와는 한번도 이문제로 속삭여본적이 없다」는 김영삼후보를 겨냥하는 질문으로 구성돼 있고 『×표가 열개가 넘는분은 훌륭한 민주시민이 될 자격이 있다』는 주석과 「결론은 역시 김대중」이라는 결론을 첨부.
김후보는 23일 하오 당률읍내에서 가진 유세에서 『대기업 중심으로 융자가 이루어져 중소기업은 1할밖에 받지 못했었다』면서 『평민당이 집권하면 중소기업의 몫을 5할로 높여 고리사채가 아닌 공금융을 쓰게하고 세율을 낮추어 중소기업을 철저히 보호하겠다』고 약속.
김후보는 또 비료·농약·농기구 가격을 내리겠다며 『이들에 대한 부당폭리·부가세를 없애면 3할정도는 가격을 낮출수 있을것』이라고 강조.
이어 가진 서산유세에서 김후보는 광장을 가득 메운 군중들에게 『1백80만원에 사들인 소가 1백만원으로 떨어진 것은 그 차액을 이 정권과 결탁한 재벌과 새마을운동본부가 가로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평민당이 집권하면 정부의 잘못으로 진 농가부채를 전액 탕감하겠다』고 약속.
김후보는 『내년부터 실시될 농촌의료보험은 국가에서 2할만 보조하도록 돼있어 가입자가 5할을 부담하는 직장의료보험과 형평에 어긋난다』며 『농촌의료보험도 정부보조를 통해 가입자가 5할만 부담토록 하겠다』고 공약.
김후보는 이밖에도 서산을 시로 승격시키고 2개의 군으로 분할하겠다는등 지역성 공약을 제시하고 『이고장 국회의원인 장기욱의원은 너무 신중해 용기가 없기 쉬운 법률가 답지않게 정말 용감하게 싸워온 인사』라며 『평민당이 집권하면 더 중요한 직책을 맡게될테니 큰 인물로 키워달라』고 당부.
장의원은 『후보단일화운동을 추진해온 박찬종의원이 3일 후면 김대중후보로 단일화하기 위해 평민당에 입당할것』이라고 예고.
서산국교를 나온 이희호여사는 대통령선거전이후 처음으로 이곳에서 지지연설을 해 눈길.
이여사는 『정부·여당은 김후보를 용공이라고 몰아세우는데 그가 용공이라면 내가 먼저 이혼했을것』이라고 강조하고 『대통령부인이 되면 농민의 어려움을 제일 먼저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약속.

<공화>
공화당 김종필후보는 23일 군산·전주등 전북지역의 유세에서 고속도로 건설에 반대했던 야당후보를 맹렬히 비판.
김후보는 『야당정치인들은 과거 공화당시절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반대한다며 노란머리띠를 두르고 공사현장에까지 나타나 반대시외를 했으며 포항제철 건설때는 아까운 차관을 들여와 사상누각을 만든다는등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았던 집단』이라고 비난하고 『그러나 그분들 중에서 지금 포항제철의 제품으로 만든 자동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누비며 전국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고 힐난.
군산유세에서는 김후보의 외삼촌 이소만씨 (88) 가 청중들에게 인사를 해 눈길을 끌었고 전주유세에서는 청중가운데 한 사람이 일어서서 『김대중씨를 대통령으로 모셔야 한다』고 외쳐 한때 어수선했으나 청년당원들이 끌어내는 해프닝도 연출.
김후보는 전주에서 귀경하는 도중 호남고속도로 여산휴게소에서 잠시 쉬는 동안 용주사에서 방생법회를 갔다오던 여신도 3백여명이 탄 버스에 잠시 올라 지지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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