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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도 경제운용 과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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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아직 연말까지는 한달남짓 남았지만 올해 우리나라경제는 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경제여건이 3저의 퇴조와 미국의 통상압력등 외압가중으로 악화되는 중에 대내적으로는 정치적변혁, 그리고 노사분규의 홍역까지 겹쳤는데도 올해 결산경제지표들은 크게 나무랄데가 없게 나타날것 같다.
대체로 GNP성장률 13%, 경상수지흑자 95억∼1백억달러, 물가 상승률 도매 2%, 소비자 5%, 실업률 3.3%정도 전망되고있다. 국제수지도 당초예상 70억∼80억달러보다 상회하고 물가가 예측을 빗나가고 (당초 도매 1∼2%, 소비자 2∼3%)있기는 하나 실업률은 지난해의3.8%보다 낮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내년 우리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88년도 경제에 관한 전문기관들의 전망들이 지금부터 쏟아져 나오겠지만 1차적으로 한국개발연구원 (KDI) 이 내놓은 「88년도 경제전망」은 특히 주목 할만하다.
KDI는 내년 GNP성장률을 8.5%로, 경상수지는 65억달러, 물가 상승률은 도매 3.5%, 소비자 5%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전망에는 올해의 예상실적치와 대비하여 낮은 수준이다. 투자와 수출이 둔화되어 성장이 억제되고 국제수지는 적정관리노력으로 올해보다 흑자폭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KDI가 내년 경제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든가,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든가하는 문제는 차치하고 내년 경제여건은 변수가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첫째는 내년 세계경제는 성장세가 둔화되고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으로 보여 무역환경은 매우 불투명할 것으로 보아야 한다. 미국의 재정적자 축소결정등 경제재건을 위한 자구노력이 미국내경기위축을 가져오고 세계경제에직접 영향을 미칠것이 확실하다.
둘째 대내적으로 보아도 새 정부가 들어서는등 정치적 전환기에 경제도 영향을 받을 것이며 특히 분배와 복지욕구의 분출, 투자분위기 위축등이 우려된다.
이같은 몇가지 큰 변수들을 짚어보면 내년 우리경제는 불확실요인들을 어떻게 적절히 극복해 나가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KDI도 지적하고 있듯이 내년 경제운용의 방향은 국제수지의 적정관리, 투자활성화, 분배욕구의 수용, 고용증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국제수지는 흑자관리대책이 없으면 올해 수준이상의 흑자폭이 예상되기 때문에 통상마찰과 원화 절상압력문제를 염두에 둘때 적극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
정치· 경제적 불안심리와 잠복하고 있는 노사분규등으로 투자분위기가 위축되어 있으므로 지속적경제성장 뿐만 아니라 사회안정을위해 투자를 활성화시켜 고용확대를 도모하는 방안이 강구돼야한다.
올해보다는 내년에 물가관리가 더 어려울 것이다. 정부는 물론 가계에 이르기까지 주로 정치행사를 치르면서 물가안정에 관한 관심이 해이해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내년은 새정부가 들어서는 만큼 경제정책의 일관성이 문제가 된다. 경제부처는 특히 이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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