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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홍준표 득표율 0.5%p 차이 … 경남 표심 달라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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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보수성향이 강한 경남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 뒤져 득표율 2위를 기록했지만 표 차이가 1% 미만이어서 주목된다. 앞으로 경남 정치 지형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사다.

전통적으로 보수 지역색 높았으나 #색깔론·지역주의 → 인물·정책 이동 #내년 지방선거 등 민심 변화 관심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경남에서 77만9731표를 획득해 득표율 36.73%를 기록했다. 반면 홍 후보는 37.24%(79만491표)를 얻었다. 차이는 0.51% 포인트다. 반면 대구·경북에서는 1위인 홍 후보와 2위인 문 대통령 간 득표율 차이가 각각 23.6% 포인트, 26.89% 포인트나 됐다. 보수의 상징인 대구·경북·경남에서 홍 후보가 문 후보를 이긴 것이다.

경남의 이번 선거 결과는 역대 대선 결과와도 큰 차이를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16대 대선 때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67.52%, 노 전 대통령은 27.08%를 얻는 데 그쳤다. 17대 대선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전체 득표수의 55.02%, 야당인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12.35%를 얻어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 18대 때는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문 대통령이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맞붙어 경남에서 무려 26.79% 포인트 차이로 졌다.

도내 지역별 득표율을 보면 절반이 넘는 시·군에서 홍 후보가 문 대통령을 크게 앞섰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정치적 고향과 연고지 등에서 추월해 전체 득표율 차이를 크게 좁힌 것으로 분석됐다.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 거주지가 있는 양산, 고향인 거제에서 홍 후보를 앞섰다. 또 경남 정치의 중심이라 불리는 창원 의창구와 성산구·진해구 등에서 승리했다.

이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부터 보수 일색이었던 경남의 정치 민심이 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홍 후보가 ‘꼼수 사퇴’를 하며 보궐선거 없이 1년여간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 경남도지사직을 놓고 진보와 보수세력간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기초 자치단체장과 의원 자리를 놓고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등 진보성향 인사가 대거 출마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정영훈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이번 대선에서 경남의 투표결과는 색깔론이나 지역주의보다는 인물이나 정책, 나아가 나라의 발전을 이끌 인물에게 투표한 결과로 본다”며 “내년 지방선거까지 1년간 문재인 정부가 개혁과 국민통합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0.51% 차이는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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