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건서(2)|「객관성유지」 가장 중요하다|바람직한 보도자세|선거과정 전반 감시자 구실을|후보들의 다양한 정보도 제공|시청자의 비판적 수용이 편파보도 막는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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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선거전에 임하는 공영제도하의 방송이라면 TV보도는 적어도 객관성유지라는 최소한의 원칙은 지키도록 해야한다.
TV선거보도는 항시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순기능적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역기능적 위험성을 함께 내포하고 있기에 보도담당자는 물론이려니와 유권 시청자도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하리라 믿는다.
첫째, TV는 보도를 통해 선거과정 전반에 걸친 불편 부당의 감시자 역할을 해야한다.
즉 TV보도는 후보자간의 깨끗하고 공정한 정쟁분위기가 보장되고 있는지를 예의주시하면서 공정치 못한 측면과 원인을 공개적으로 고발함으로써 올바른 선거풍토를 조성하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된다. 다시 말해 TV보도는 선거과정에서 야기되는 부정부패상을 객관적이고 심층적으로 추적, 폭로할 수 있는 장이 되어야한다.
둘째, TV보도는 국민과 대권주자 사이를 연결해주는 가교역을 수행한다는 차원에서, 특히 국민의 정확한 의견수렴에 바탕을 둔 여론화 과정에서 유권자 개개인의 냉철한 이성에 소구하는 진지성을 보여줘야 한다.
세째, TV보도는 유권시청자의 현명한 판단을 위해 후보자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공평하게 제공해야 하며, 이는 TV가 여야를 초월한 초연한 입장에서 편향성과 정실주의에서 벗어나 엄정중립의 보도자세를 고수할 때 가능한 것이다.
네째, TV가 자칫 외적인 압력등으로 인해 선거과정을 올바로 감시하기보다는 오히려 특정후보를 위한 전략적 도구로 전락할 위험성을 경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TV선거보도가 특정후보의 지지를 위해 기타 후보자의 내용을 의도적으로 단편화 시킬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유권시청자가 특정후보에 대한 과장된 정보만을 접하게되면서 후보자들 전체의 위상에 대한 총체적이고 비교적인 판단력을 상실하도록 오도당할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선거보도가 자칫 특정 정당이나 특정후보자의 정권유지나 연장에 쉽게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분명히 일방적인 편향보도나 왜곡보도를 통해 TV가 카리스마 구축에 오용되면서 TV선거보도가 반민주적 정치형태를 탄생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다섯째, TV선거보도과정에서 의도적으로 후보자들의 사생활에 지나친 관심을 집중시켜 중요한 정책대결이나 쟁점적인 이슈에 대한 유권시청자의 심층적 이해를 증진시키려하기 보다는 특정 개인의 사소한 문제에 필요이상으로 집착하도록 유도할 위험성도 경계해야한다.
아울러 보도과정에서 복잡하고 복합적인 정치상황이 단순처리 되거나 흥미위주로 전개되어 시청자의 이성적인 판단력을 마비시킬 위험성도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전파자원은 결코 어느 특정 집단이나 정당의 소유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자산이라는 사실을 재차 환기시키면서 TV선거보도는 반영양적인 측면에서 동시간양 원칙과 내용 및 화면처리면에서 정실주의에 흐름이 없이 공정·공평해야 한다는 두가지 기본원칙이라도 철저히 준수하지 않으면 안된다.
다시는 후보자간에 방영시간양이나 발췌내용면에서의 편파성이 새삼 논란의 대상이 되지않도록 유의하는 것이 이번 선거에 임하는 방송의 가장 바람직한 자세일 것이다.
또 TV선거보도를 냉철하게 지켜보는 시청자의 비판적 수용자세야말로 바로 TV의 편파적 선거보도를 무용지물로 만들거나 적어도 그 효용가치를 희석시킬 수 있는 관건임을 모두가 새삼 인식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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