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입양아 출신 미 스키선수 도슨 어머니 아버지 제 모습 보이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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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겨울올림픽의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 부문에 미국 국가대표로 출전한 한인 입양인 토비 도슨(27). 아래 사진은 그가 모델로 등장한 켈로그 시리얼의 포장 용기다. [연합뉴스]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겨울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 부문에 미국 국가대표로 출전 중인 입양 한인 토비 도슨(27.한국이름 김수철)이 올림픽을 통해 한국인 부모를 찾고 있다.

도슨은 12일 현재 이번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NBC의 인터넷 사이트(www.nbcolympics.com/freestyle/5055891/detail.html) 개인별 소개란에 어린 시절 사진 12장을 올려놓았다. 최근 사진을 올린 다른 선수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입양 당시와 양어머니 품에 안겨 있는 모습 그리고 어렸을 때 스키를 배우고 스키대회에 참가한 장면 등이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활동하는 자신을 친부모가 알아보고 연락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서다.

부산에서 태어나 세 살 때 미국 콜로라도주 베일의 스키 강사 부부에게 입양된 도슨은 여섯 살 때 처음 스키 대회에 참가했으며 2003년 월드스키챔피언십 모굴 부문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모굴은 수많은 구덩이와 언덕으로 이뤄진 슬로프를 통과해야 하는 경기로 무릎과 허리의 충격을 극복해야 하는 등 상당한 체력과 민첩성이 요구된다.

도슨은 토리노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켈로그의 모델로도 활약 중이다. 켈로그는 이번 겨울 올림픽을 기념해 '켈로그 프로스티드 플레이크스'라는 시리얼을 내놓았다. 미주 중앙일보에 따르면 현재 미국 주요 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켈로그 프로스티드 플레이크스' 겉봉에는 도슨의 자필 사인과 사진 그리고 간단한 소개가 실려 있다.

도슨은 미국 언론뿐 아니라 미국 올림픽 위원회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친부모를 찾는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친부모를 찾기 위해 세 차례나 한국을 방문했다. 그러나 희망은 이뤄지지 않았고 그의 혈육 찾기는 올림픽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도슨의 양부모는 그가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어렸을 때부터 한국 전통문화 캠프에 참가하도록 배려했다. 그러나 도슨은 '토비 S.C. 도슨'이라는 자기 이름에서 'S.C'가 '수철'의 약자지만 친구들에게는 'So Cool(너무 멋지다)'의 약자라고 거짓말할 정도로 한국에 반감을 품고 있었다. 성인이 된 뒤 생각이 달라졌다고 한다. 자신과 같은 입양인들과 아픔을 나누고 싶어 전통문화 캠프의 자원봉사자 활동도 했다. 그는 NBC-TV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가슴 아픈 경험을 한 사람들이다. 입양됐기 때문에 그리고 미국에서 소수계이기 때문에 그렇다"며 캠프에서 봉사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그는 친부모를 만나면 한국말로 대화하기 위해 최근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한다.

토리노=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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