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콴 금메달꿈 '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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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은 끝내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접으며 눈물을 흘려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토리노 올림픽에 참가한 미셸 콴(26.미국.사진)이 결국 부상의 악몽을 극복하지 못하고 중도하차했다.

미국 스피드스케이팅대표팀은 12일 오전(현지시간) 토리노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콴이 서혜부(아랫배와 허벅다리 사이) 부상으로 결국 출전을 포기했다"며 "대표선발전에서 3위를 차지했던 에밀리 휴즈를 대신 내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콴은 지난해 11월 대표선발전을 겸한 미국 여자피겨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서혜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게 되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한바탕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미국피겨위원회의 승낙을 얻어 올림픽 출전 기회를 얻은 콴은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의 희망을 이어갔지만 결국 대회 포기라는 결과로 끝났다. 콴은 11일 예정됐던 첫 훈련을 앞두고 서혜부 통증이 재발, 훈련을 중단하면서 '대회 포기' 가능성이 제기됐다.

콴은 "대회 포기는 내가 원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내 몸이 하는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빙판에 내려서는 순간부터 몸이 뻣뻣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무래도 개막식 때 네 시간 동안 추위에 떨었던 게 문제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콴은 12일 오전 짐 뮐러 대표팀 담당 의사에게 최종 진찰을 받은 뒤 대회 포기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콴은 "스스로 대표팀을 떠나기로 한 것은 지금까지 내가 내렸던 결정 중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며 "하지만 옳은 결정이다. 나 자신도 최상의 실력을 보여줄 수 없다면 경기를 포기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고 심정을 밝혔다. 미셸 콴은 세계피겨선수권에서는 다섯 차례나 정상에 올랐지만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는 은메달,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는 동메달에 그치는 등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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