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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 스케치]문재인 거제 고향마을, 김해 봉하마을 잔치집 분위기

중앙일보

입력

9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고향인 경남 거제시 남정마을회관.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주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9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고향인 경남 거제시 남정마을회관.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주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9일 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고향인 경남 거제시 명진리 남정마을 회관. 회관 입구에는 ‘크게 구하는(巨濟) 밝고 보배로운(明珍) 나라님 되소서’라를 글이 적힌 펼침막과 노란색 등 갖가지 색깔의 풍선이 걸려 있었다. 잔칫집에 들어온 분위기였다. 이날 오후 8시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 조사 결과 문 후보가 1위를 한 것으로 나오자 마을회관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개표 방송을 지켜보던 주민 100여명이 일제히 “와~”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마을 주민들은 “문재인~대통령~”을 여러 차례 외쳤다. 일부 주민들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주민 이석악(78·여)씨는 “5년 전 대통령 선거 때 당선될 줄 알았는데 떨어져 마을 주민들이 모두 눈물을 흘렸었다.이번엔 내 아들이 대통령이 된 것처럼 기쁘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나온 경남중·고교와 경희대 동문인 친구 엄수훈(65·한의사)씨는 “문 후보는 성품이 강직하고 겸손해 국민을 잘 받드는 대통령이 될 것으로 믿는다.앞으로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통합의 대통령, 사람 냄새나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고향인 경남 거제시 남정마을 주민들 100여명 모여 환호성 #정치적 고향 김해 봉하마을과 거주지 양산 매곡마을도 반색

9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고향인 경남 거제시 남정마을회관.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주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9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고향인 경남 거제시 남정마을회관.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주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40여 가구에 100여명이 사는 남정마을은 북한 함경남도 함흥이 고향인 문 후보 부모가 6·25전쟁이 발발한 1950년 12월 흥남철수 때 배를 타고 피난와서 처음 정착한 곳이다. 문 후보는 이 마을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 부산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어린 시절을 보냈다. 현재도 마을회관에서 30m 정도 떨어진 곳에 문 후보가 살았던 생가가 남아 있다. 생가에는 다른 사람이 살고 있다. 문 후보의 가족은 당시 방 두 칸짜리 초가집이던 생가의 작은방에 세 들어 살았다.

현재 생가 뒤쪽에는 문 후보가 태어날 때 탯줄을 끊어준 추경순(87) 할머니가 살고 있다. 추 할머니의 아들 배영수(47)씨는 “노 전 대통령이 당선된 뒤 문재인 후보가 비서실장이 된 모습이 TV방송에 나왔는데 그때 어머니가 ‘저 애(문재인)탯줄을 내가 끊었다’고 말해 문 후보가 우리 집에서 태어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어머니와 문 후보의 어머니가 나이도 비슷해 의형제처럼 지냈다.그래서 어머니는 지금도 문 후보를 아들이라고 부른다”고 덧붙였다. 추 할머니는 현재 노환으로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 하지만 문 후보가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는 “아이구 우리 아들 잘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문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 거제는 김영삼 전 대통령에 두번째 대통령을 배출하는 기록도 세우게 된다.

문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과 주소지인 양산 매곡마을도 방송사 출구 조사 결과가 나오자 일제히 잔치집 분위기가 됐다.

9일 오후 8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 친환경바이오센터 2층에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이 모여 개표방송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 봉하마을]

9일 오후 8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 친환경바이오센터 2층에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이 모여 개표방송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 봉하마을]

“우와 문재인이 됐네. 노무현 때문에 대통령 됐응께 문재인이 봉하마을로 이사와야겠네.” 출구조사 발표직후 봉하마을 주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환호성을 질렀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이날 오후 6시부터 봉하마을 주민 20여명은 마을회관에 모여들었다. 치킨과 피자를 먹거나 술 한 잔씩 나누던 주민들은 오후 8시 문 후보 당선이 유력하다는 방송이 나오자 연신 박수를 쳤다.

문 후보를 찍었다는 주민 백창업(59)씨는 “봉하마을 주민 대부분은 문재인 지지하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못다한 일들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응께”라고 말했다. 백씨는 이어 “크게 바라는 것은 없어. 추진력을 잃은 친환경농사가 좀 활성화됐으면 좋것어”라고 덧붙였다.

같은 시각 봉하마을회관 맞은편에 마련된 친환경바이오센터 2층도 마찬가지였다. 봉하마을 인근에 사는 주민들과 ‘영농법인주식회사봉하마을’ 조합원, 노무현재단 소속 자원봉사자 등 70여명이 모여 “문재인~ 대통령”을 외쳤다. 2012년에 이어 올해도 개표방송을 보러 봉하마을을 찾았다는 장일환(55)씨는 “2012년에는 안타깝게 떨어져 허무했는데 결국 결실을 맺었다.당선될 줄 알고 일부러 봉하마을로 왔다.역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 기쁨이 배가 된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오후 8시20분 문 후보가 민주당 당사로 들어서는 모습이 TV 화면에 나오자 친환경바이오센터에 모인 이들은 “문재인”을 다섯차례 외치고 이어 “노무현”을 다섯차례 외쳤다.

문재인 후보의 자택이 있는 경남 양산 매곡마을 주민들이 개표방송을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 매곡마을]

문재인 후보의 자택이 있는 경남 양산 매곡마을 주민들이 개표방송을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 매곡마을]

문 후보의 자택이 있는 경남 양산 매곡마을에도 주민 40여명과 인근 지역주민 20여명이 마을회관 1층 경로당에 모여 기쁨을 나눴다. 당초 마을회관 앞 마당에 전광판을 마련해뒀지만 비가 내려 경로당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출구조사 발표와 동시에 주민들은 “문재인”을 수차례 외쳤다. 서재수 매곡마을 이장은 “우리 마을에서 대통령이 탄생해 영광스럽다. 내일 당장 잔치를 열어야겠다.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으며 주민들과 기쁨을 나눌 생각”이라고 말했다.

거제·김해·양산=위성욱·이은지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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