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투표한 적이 없는데…” 투표소 잘못 파악한 동명이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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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통령선거…투표소에서 유권자가 기표할 때 사용하는 선거 도장. [중앙포토]

19대 대통령선거…투표소에서 유권자가 기표할 때 사용하는 선거 도장. [중앙포토]

19대 대선일인 9일 동명이인의 한 유권자가 잘못 파악한 투표소에서 투표했다가 원래 선거인명부에 있던 유권자의 지적으로 바로 잡는 일이 벌어졌다.

투표종사자가 선거인명부상 이름 못 찾아 #다른 투표소갈 뻔한 일도…

동명이인인 A씨와 B씨는 각각 충북 제천시 중앙동 1투표소와 2투표소에 배정이 됐다. 투표소를 잘못 파악한 B씨는 1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상태였다. 이날 A씨는 오전 10시30분쯤 충북 제천시 중앙동 1투표소가 마련된 의림초등학교 체육관을 찾아 신원을 확인해보니 이미 누군가 투표를 한 것으로 표시됐다.

A씨는 “난 투표한 적이 없다”며 투표종사원에게 항의했다. A씨의 항의가 계속되자 투표관리관이 경위 파악에 나섰고, 투표종사원이 신분증과 선거인명부상의 생년월일이 일치하는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투표관리관은 “중앙동 2투표소에서 투표해야 할 같은 이름의 B씨가 먼저 1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간 뒤 A씨가 왔다”며 “투표종사원이 같은 이름인 B씨의 생년월일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실수가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투표관리관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은 제천시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소를 잘못 찾은 B씨를 수소문해서 다시 2투표소(옛 동명초등학교 강당)에 가서 투표하지 못하도록 했다.

A씨는 선거인명부 ‘가란’ 옆 ‘나란’에 서명하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었다. A씨는 1958년생, B씨는 1959년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제2동 제2투표소에서는 선거인명부에 있는 유권자 C씨의 이름을 투표종사원이 찾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C씨는 투표종사원이 이름을 찾지 못하자 투표관리관에게 포털사이트에서 투표소를 찾아놓은 검색 결과를 내보였다.

그제야 투표관리관은 다시 꼼꼼히 선거인명부를 찾았고, C씨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C씨는 “하마터면 제대로 왔는데, 딴 투표소 갈 뻔했다”며 “선거에 많은 유권자가 몰리면서 자칫 실수들이 일어날 수 있는데, 좀더 찬찬히,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면서 중요한 선거를 치르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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