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북한, 트럼프 '최대의 압박과 관여 정책'은 '전략적 조급 정책' 일 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대북정책인 ‘최대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를 ‘전략적 조급’정책이라고 비판하며 부시정부와 오바마정부 대북정책 실패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미간 대화 채널이 막힌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북한의 구체적인 입장이 나온 건 사실상 처음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6일 “트럼프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 정책을 시행하다가 참패를 당한 오바마 행정부의 길을 답습하고 있는 것”이라며 “‘최대의 압박과 관여’ 정책은 ‘전략적 조급’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박힌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포장한 다음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상표를 붙여놓았을 뿐”이라고 폄하했다.

노동신문은 리경수 개인 명의로 발표한 ‘미국은 우리 천만군민의 불굴의 의지를 똑바로 보아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오바마 및 부시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조목조목 비교했다.

신문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군사적 위협 공갈과 제재 압박을 지속적으로 가하면서 우리(북한)이 굴복할 때까지 인내성 있게 기다린다는 것”인 반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공갈과 압박의 도수를 최대한 높이고 군사력을 서슴없이 사용해서라도 짧은 기간내에 우리 제도를 기어코 전복시킨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굳이 차이점을 찾는다면 지속성과 무모성이 다르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위해 지난 3월엔 반공화국 핵전쟁연습소동(키 리졸브 훈련을 지칭), 4월엔 칼빈슨 핵항공모함 전단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폭격 등을 통해 자신들을 위협 공갈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부시 행정부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고 강조했다. 2001년 취임한 부시 행정부가 자신들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아프간 전쟁, 이라크 전쟁을 도발했는데 결국 “우리를 핵보유국으로 떠밀어놓고 패배의 고배를 마시며 정치무대에서 퇴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은 우리와의 대결에서 과격성과 조급성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실증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1992년 1차 핵위기 이후 해온 미 행정부 대북정책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에 대한 북한식 대응인 셈이다.

신문은 “‘4월이 다 지나갔다. '4월 전쟁설'을 내돌리던 미국의 허장성세는 패배로 끝났다”며 “또다시 '5월 전쟁설'을 열심히 불어댄다고 하여도(주장해도) 그를 곧이들을 사람은 이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세현ㆍ김록환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