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바른정당 의원 한국당 복당에 "철새 정치인. 숙주나물 되려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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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 후 자유한국당 복당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황당하고 어이없다”며 “철새 정치인”이라고 비판했다.

윤관석 공보단장은 2일 논평을 내고 “이들은 석 달 전 바른정당 창당 발기문에서도 경제와 안보위기를 언급하며 ‘깨끗한 보수, 따뜻한 보수’를 얘기했고, 과감하게 보수혁신의 길에 나섰다고 주장했다”며 “석 달 동안 달라진 것은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홍준표 후보 지지율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 외엔 없다”고 했다.

윤 공보단장은 이어 “홍준표 후보가 ‘깨끗하고 따뜻한 보수’냐”며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의 주역이었던 자유한국당이 혁신이 됐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수십년간 간판만 바꿔 달며 부정부패, 지역주의, 색깔론으로 정권을 연장해온 정당이고, 대선후보는 여성비하, 부정부패, 막말, 색깔론, 지역주의가 몸에 밴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우상호 공동 선대위원장은 바른정당 탈당러시를 두고 “선거 막판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고 봤다. 우 위원장은 “대선사상 초유의 일이라 판단이 안 선다”면서도 “바른정당 의원들이 홍준표 후보와 연대하면 숨겨진 보수세력이 총결집해 결과를 알 수 없는 판으로 가게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우 위원장은 바른정당 의원들의 복당이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선거 구도에는 변화를 줄 것으로 봤다. 그는 “대선 초반엔 2강(문재인-안철수)구도였다가, 중반엔 1강(문재인) 2중(안철수-홍준표)구도였고, 종반엔 홍준표 후보가 안 후보에 역전해 2위로 치고올라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바른정당의 의원들이 대거 탈당해 홍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보수세력이 재결집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우 위원장은 다만 “후보단일화는 말 그대로 후보가 하는 것”이라며 “의원들의 이합집산은 가능하지만 후보 단일화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미애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긴급 선대위 회의를 열고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추 위원장은 “바른정당 의원들은 숙주나물이 되려 하나. 역사에 능력이 뛰어났다는 신숙주마저도 숙주나물로 영원히 기록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에서 뽑은 대선후보를 내내 흔들다가 집단 탈당해 최근까지 적폐라고 대적했던 홍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스스로 청산의 대상이자 심판의 대상임을 자인하는 행위”라며 “건전한 보수를 만들기 위해 좀 참으면 안됐느냐고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위원장은 이어 “홍준표 후보가 뒤에서 의원을 빼온 정치공작 혐의에 대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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