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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코너링’ 주의보…민주당 선대위, 표창원ㆍ정청래 등에 ‘SNS주의령’, 진선미ㆍ이재정 ‘댄스 주의령’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당 소속 의원들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단속에 나섰다.

실수 한 두 번에 선거 판세가 급변할 수도 있다는 경계심 때문이다. 빙상 종목의 쇼트트랙 경기에 비견될 정도로 순식간에 끝나는 단기전 승부인만큼 한번 넘어지거나 뒤쳐지면 만회가 어렵다. 문 후보측 관계자는 “실수를 줄이기 위해선 내부의 위험요소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SNS 단속에 들어간 배경을 설명했다.

'SNS 사고 경계령'이 내려진 건 4월 말 열린 민주당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였다.  “SNS 사고나 설화는 절대 안되니 개개 의원들에게 ‘SNS를 조심히 활용해달라'고 당부하자"는 의견이 모였다.

하지만 선대위 SNS 본부에서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문 후보의 계정과는 달리 개별 의원들의 계정은 관리가 쉽지 않다. 모두가 개별 헌법기관인데다, 개성이 뚜렷하고 자존심이 강한 의원들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출하는 걸 사전에 체크할 방법이 별로 없다. 표창원 의원은 지난해 탄핵반대의원 명단을 공개했다가 다른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또 지난 1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를 암시하며 ‘병신년 가고 정유연이 온다’고 트위터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진성준 전 의원은 지난달 22일 송민순 전 장관 회고록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백번을 양보해서 우리 정부가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한 입장을 북한 당국에 물어 보았다고 치자. 그런데 그게 무엇이 문제냐”고 글을 남겼다가 삭제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영상.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영상.

그래서 선대위는 SNS 헤비유저인 요주의 의원들에게 "선거기간 동안 개인 의견 개진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하는 'SNS 주의령'을 내렸다. 팔로워 수가 많아 파급력이 크고, 과거 SNS상의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는 의원들에게는 특별히 주의를 당부했다. 표창원, 손혜원 의원과 정청래 전 의원, 진성준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표창원 의원은 페이스북 팔로워가 31만여명, 손혜원 의원은 10만여명이다. 정청래 전 의원의 트위터는 37만8000명이 팔로우하고 있고, 진성준 전 의원은 6만1000명의 팔로워를 갖고 있다. 표 의원의 경우 하루 최대 15개의 게시물을 올리고, 정 전 의원은 5~10개씩 올린다. 게시물에 '좋아요' 수가 적게는 400~500개, 많게는 2000개를 넘어선다.

선대위 관계자는 “송영길 선대위 총괄본부장이 ‘될 수 있으면 SNS를 자제하고 예민한 발언은 하지 말라’고 해당 의원들에게 직접 당부했다”며 “다들 선거에서의 승리가 절박해 선대위의 부탁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들 의원들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자신의 의견개진을 최소화하는 대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운동 현장을 소개하거나 선대위 홍보팀이 만든 영상을 게시하고 있다.

표창원 의원은 지역구를 돌며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이들에게 고개를 숙이는 영상을 올렸다. 정청래 전 의원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를 향한 비판은 가끔 하고 있으나 문제가 될 만한 발언은 없다.  진성준 전 의원은 4월 23일 이후 페이스북 게시물이 없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

선대위는 유세 현장을 찾는 의원들에게 "격한 댄스를 자제해달라"는 부탁도 했다. 진선미 의원과 이재정 의원 등이 유세 현장에서 흥겹게 춤을 춰 주목을 받았으나 선대위 내부에서는 '다 이긴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윤관석 공보단장은 "선거 후반부로 갈수록 더 조심하고 더 긴장해야 한다"며 "격렬한 춤이 흥을 돋울 수 있는 수단이지만 영상으로 보는 시민들이나 지지자가 아닌 사람들의 반감을 살 수도 있어 주의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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