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유엔회원국에 북한과 외교 한단계 격하 요구

중앙일보

입력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장관급 회의를 열고 “미국의 목표는 북한의 정권교체가 아닌 평화적인 비핵화”라고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면서 유엔회원국이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재고하고 경제적으로 고립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엔안보리 장관급 회의 주재 #"인내 정책은 끝났다. 우리가 먼저 힘을 합쳐야" #"북, 지금 핵 포기 안하면 재앙적 결과 올 것” #"북 정권교체 목표 아니다. 평화적 해결해야" #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처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회의는 틸러슨 장관이 주재했다. 안보리의 장관급 회의는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사태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틸러슨 장관은 우선 “지난 20년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발사등의 행동들을 중단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해왔는데 실패했다”면서 “북한은 매번 핵과 미사일로 긴장을 고조시켜왔고, 급기야 미국에도 도달하는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대놓고 얘기한다. 이런 와중에 미국은 가만히 있을수만은 없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한단계 격하(down grade)하면서 북한 관련 유엔 결의안을 완벽하게 이행해줄 것을 요구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은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는 행동을 계속하고 있고, 그 패턴은 바뀌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은 지금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끝났다. 인내가 결국 핵개발을 용인했다”고 말하며 “우리 모두가 경제적, 외교적인 수단을 동원해 북한에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틸러슨 장관은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목적은 북한 정권을 바꾸자는 것도 아니고 북한을 무장위협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우리도 한국에서 핵무기를 철수했고, 1995년 13억달러를 원조하면서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하려 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면 우리는 다시 그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을 향해 “그들이 경제적으로 부흥하고 안전을 유지하면서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기위해서는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지해야 한다”고 핵포기를 재차 요구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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