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 그림 속 마을 찾은 日 나가사키 주민들 “무차별 폭격, 같은 아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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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 [중앙포토]

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 [중앙포토]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 ‘게르니카’로 유명한 독일 나치의 스페인 게르니카 마을 폭격사건이 26일(현지시간) 80주년을 맞았다.
스페인 내전 당시인 1937년 4월 26일, 독일군은 파시스트인 프란시스코 프랑코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친공화주의자 마을인 게르니카를 공습했다.
폭격으로 1650여 명이 숨졌고, 900여 명이 다쳤다.
대부분 노인과 여자, 아이들이었다.

게르니카 폭격 80주년, 추도식 초청돼 #시리아 등지서 공습 희생자 계속 나와 #일본 정부의 사과 없어 빛 바랜 측면도 # #

그런데 80주년을 맞은 이날 추도식에 백발의 일본인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2차 세계대전 말 원자폭탄 투하로 피폭된 나가사키(長崎)현 주민들이었다.
NHK에 따르면 이들은 ‘무차별 폭격’이란 공통된 아픔을 바탕으로 7년 전부터 게르니카 주민과 교류해왔다.
올해 처음으로 게르니카 시장으로부터 추도식 참석을 요청 받았다고 한다.
이하라 도요이치(井原東洋一·81) 나가사키현 피폭자수첩친우회 회장은 “게르니카 주민들은 더 이상 전쟁으로 인해 민간인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다음 세대를 위해 평화를 함께 염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리아 등지에서 여전히 무차별 공습에 희생 당하는 민간인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교류는 의미가 깊다.
그러나 전범국인 일본이 피해 당한 주변국에 진심으로 사죄하지 않고 있어 나가사키 주민들의 본의가 훼손되는 측면이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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