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포스코 등 예상밖 실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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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상반기 경기가 부진했지만 간판급 기업들은 예상 밖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내수 업종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반기 실적이 악화했다.

이는 본지가 17일 한화증권.동양종합금융증권과 함께 12월 결산 상장.등록사들이 제출한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주요 상장사 실적은=한화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SK텔레콤.KT.POSCO.한전.현대자동차 등 거래소시장에서 시가총액 '빅6'로 꼽히는 기업의 상반기 매출액이 60조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가까이 늘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조8천억원과 7조7천억원으로 0.9%와 10% 줄었다. 하지만 삼성전자.한전을 빼면 나머지 기업들은 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POSCO는 철강 업황의 호조로 상반기 순이익이 1조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1백84% 증가했다. 내수 둔화 속에서도 SK텔레콤.현대차.KT 등의 순이익도 10~20%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순이익이 2조2천억원에 그쳐 지난해보다 40% 줄었다.

빅6를 포함한 98개 대형 상장사들이 장사를 해서 얼마나 남겼는지를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은 9.8%로 다소 호전됐다. 1천원어치를 팔아 98원을 남긴 셈이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영업이익률은 9.2%였다.

한화증권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대형 상장사들이 대외적으로 영업환경 변화의 영향을 덜 받고,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된 덕에 실적이 생각보다 괜찮았다"고 말했다.

◇내수 업종은 부진=동양종금증권은 자체 분석대상 기업군(유니버스)인 1백64개 상장사에 대해 업종별 실적을 비교했다.

그 결과 금융.가전.전기가스 등의 실적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업종(12개사)의 상반기 매출은 27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4% 늘었지만, 순이익은 9천2백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이 증권사의 주현수 연구원은 "주로 신용카드사의 영업실적이 대손충당금 증가 등으로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종도 내수부진을 겪었지만 수출이 늘어난 데 힘입어 순이익은 18% 증가한 1조7천억원을 기록했다.

철강.석유화학업종은 제품가격이 상승하고 중국시장에서의 매출이 늘어난 덕에 순이익이 각각 1백13%와 18% 급증했다. 두 업종에 포함된 종목 은 올들어 외국인투자자들의 매수가 몰리면서 주가도 강세를 나타냈다.

경기회복과 관련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정보기술(IT) 업종은 상반기 매출액이 0.1% 늘어난 42조원이었지만, 순이익은 26% 감소한 5조원에 그쳤다.

그러나 동양종금증권은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1분기에 감소했던 매출이 2분기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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