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1일 “안철수 후보당이나 문재인 후보당은 선거가 끝나면 무조건 합쳐야 정국 운영이 가능하다. 우파 진영이 그걸 알면 절대 안 후보를 찍을 수 없을 것”이라며 안철수 후보에 직격탄을 날렸다. 문 후보에 반대해 안 후보를 찍으려는 보수층의 표심을 뺏기 위해 문ㆍ안 후보가 사실상 같은 편이라는 주장을 편 셈이다. 홍 후보는 문 후보를 ‘좌파 1중대’, 안 후보를 ‘좌파 2중대’라며 공격해 왔다.
홍준표 후보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안 후보의 보수표 우리 쪽으로 오고 있다" #"'막말'은 노무현 대통령이 제일 심해"
홍 후보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안 후보의 보수표가 우리 쪽으로 오고 있다는 것이 우리 내부(여의도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다 나와 있다”며 “대구ㆍ경북 지역은 우리가 70% 이상 득표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가 탄핵 대선에서 안보 대선으로 프레임이 바꼈다. 이미 영남지방을 중심으로 양상이 판이하게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 대해선 “유 후보가 사퇴한다 해도 1~2%의 지지율이 안 후보에게 가는 것으로 조사가 됐다”며 “유 후보와의 단일화는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 후보는 이날 자신에게 제기되는 ‘막말 이미지’를 변호하면서 이를 문 후보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갔다. 그는 “막말은 ‘대통령직 못 해먹겠다’고 한 노무현 대통령이 제일 심했다”며 “서민의 평균적인 말로 얘기하는 것을 막말로 매도한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막말’ 비판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어 “지도자에게 중요한 건 막말이 아니라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에둘러 문 후보도 비판했다. 홍 후보는 지난 18일 2차 TV토론에서 문 후보에게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이 640만 달러를 (뇌물로) 안 받았으면 왜 극단적 선택을 했겠나. 안 받았다고 거짓말하는데, 지도자는 막말이 문제가 아니라 거짓말을 안 해야 된다”고 했다.
홍 후보는 토론회를 마친 뒤 경북 포항과 경북 포항 죽도시장과 경주역을 돌며 대구ㆍ경북(TK) 텃밭 다지기에 나섰다. 홍 후보는 지난 17일 대구를 방문한 데 이어 나흘 만에 두 번째 TK 유세다.
한편 국민의당은 홍 후보의 ‘돼지발정제 논란’과 관련, “강간미수 공동정범인 홍준표는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관훈토론에서 “이야기를 재미있게 엮으려고 한 것”이라며 “내가 유력 후보가 된 모양”이라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