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지지층 사이에 퍼지는 'TK등신론'에 지역 언론 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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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지지자층 사이에서 ‘대구·경북(TK)등신론(이하 등신론)’이 퍼지면서 일부 지역 언론들도 이 내용을 소개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19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19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내용인즉슨 이렇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한 TK 보수층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지지가 결국 ‘TK 보수정치’의 몰락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TK 보수층은 ‘유찍문(유승민을 찍으면 문재인이 된다)’와 같은 단순 논리에 반응한다는 얘기다.

또 대선과 같은 대형 선거에서 특정 지역의 표가 영향력을 가지려면 그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이 있어야 하는데,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 대선 이후에 TK의 발언권을 얻지 못한 채 토사구팽(兎死狗烹)당할 것이란 우려가 섞여 있다.

그런데도 TK 보수층이 수도권에서 인정받는 유 후보를 밀어주지 않고, 부산·경남(PK) 출신인 안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고 있으니 결국 ‘등신’아니냐는 주장이다. 그 근거로 김종필로 상징되는 충청권 표의 영향력, 그리고 TK를 대표하는 정치인을 발굴하지 못한 채 1991년 ‘3당 합당’에 임했다가 15년 동안 ‘TK 보수 후보’를 배출하지 못한 점을 들었다.

등신론은 21일 TK의 유력일간지에서도 소개됐다. 영남일보는 ‘TK가 등신?…씁쓸한 짝사랑론(論)’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정가에는 타 지역에서 정권을 넘겨줄 것이 뻔한 상황에서 지역을 비하하는 주장까지 나와 씁쓸하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매일신문의 최경철 서울정경부장은 ‘TK등신론’이란 제목의 칼럼에 “최근 몇 주간 주말마다 기자가 만난 대구의 택시기사들도 홍찍문(홍준표 찍으면 문재인이 된다)·유찍문을 얘기하면서 안철수 후보를 찍겠다고 입을 모았다”며 “정치학을 전공한 기자가 학교에서 배운 선거는 최선이 아니라면 차선을 찾는 것인데 TK는 정녕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인가? TK는 정말 등신인가”라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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