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옛영화 되찾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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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대우에 김종부 양보 촉구·현대 해체만류
『한국축구의 잃어버린 옛 영화를 되찾자』
김종부(김종부) 파동에 이은 현대팀의 해체, 최순영(최순영) 회장의 사퇴 등으로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축구계에서는 『어차피 한번 올 것이 왔다』는 자성론과 함께 『이 같은 진통을 축구중흥을 위한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도처에서 대두되고 있다.
축구인들은 이에 따라 축구인들끼리 굳게 대동단결, 우선 현대팀의 해체결정 철회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축구에 관심과 애정이 깊고 축구계에 새 질서를 확립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새 회장을 영입하는 것이 당면 최대과제라고 보고있다.
프로축구위 관계자들과 유공·포철·럭키금성 등 김종부 스카우트와 관련이 없는 3개구단은 『김종부를 제3의 구단 또는 실업아마팀이나 군팀으로 보내는 것만이 해결의 실마리』 라고 주장하면서 대우 측에 대국적인 견지에서 한발 양보해 줄 것을 교섭중이다.
또 40대 소장파 감독들의 모임인 축구지도자 협의회(회장 김삼철)도 지난 14일 현대측 관계자를 만나 『최 회장의 사퇴로 현대팀이 팀 해체를 철회할 명분은 마련됐다』고 밝히고 『한국축구의 장래를 위해 팀해체를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현대팀의 조현규 (조현규) 부장은 『축구협회 집행부의 총사퇴는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진 것 일뿐 현대팀 해체결정을 철회할 수 있는 명분은 못된다』면서 『등록문제의 소급적용규정이 철회되어야만 팀해체 결정을 재고해볼 여건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축구인들은 축구협회가 현대-대우의 극한대립을 중간에서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없었던 것은 축구협회의 권위와 신뢰성이 땅에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강력한 회장과 유능하고 참신한 인사들로 집행부를 새로 구성하는 것만이 이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고 한때 국기(국기)로까지 여겨졌던 축구의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하고 있다.
원로축구인 L씨는 새 집행부가 들어서서 착수해야할 시급한 과제로▲일부 무능하고 부패한 인사의 추방▲프로축구위원회 및 프로구단과의 관계 재정립▲국내 경기활성화를 위한 내실추구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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