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대 저물어간다…불 붙은 AR(증강현실) 경쟁

중앙일보

입력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중앙포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중앙포토]

 "스마트폰에 내린 사형선고다."

페이스북, AR 앱스토어 발표…애플·구글과 플랫폼 경쟁 #"AR이 5년 내 스마트폰과 TV 등 모든 화면 대체할 것" 전망 #팀 쿡 애플 CEO "AR은 스마트폰 만큼이나 중대한 혁신"

미국 경영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가 18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발표한 새 증강현실(AR) 기술 전략에 내린 평가다. 이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페이스북의 10회 연례 개발자회의 'F8'에서 "AR은 우리의 모든 기술을 바꿔놓을 아주 중요한 기술"이라며 AR 개발자들을 위한 'AR 앱스토어'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페이스북은 애플, 구글에 맞서 본격적인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 저커버그의 전략은 향후 개발될 스마트 글라스를 염두에 두고 우선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한 AR 기술 플랫폼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AR 앱스토어는 궁극적으로 현재의 스마트폰 앱스토어를 대체할 새로운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역할을 하게 된다.

저커버그는 "물리적인 TV도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1달러짜리 AR TV 앱과 이 가상 TV를 볼 벽만 있으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 안에서만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이 현실 세계를 화면 삼아 펼쳐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저커버그는 "5~7년이면 우리가 원하는 AR 스마트 글라스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증강현실은 현실 세계에 가상의 사물을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적용된 카메라나 렌즈에 현실 세계를 비추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 화면에 나타난다. 가상 세계 전체를 창조해야 하는 가상현실과 달리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필요한 것만 만들면 되기 때문에 구현이 쉽고 실용적이다. 저커버그가 궁극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스마트 글라스가 개발되면 이 안경을 쓰는 것만으로도 멀리 있는 친구와 바로 곁이 있는 듯이 대화를 나누고 텅 빈 테이블 위에 가상 체스판을 불러들여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4차산업혁명을 주도할 첨단 기술로 종종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이 꼽히지만 최근 IT업계에서 넥스트빅씽(next big thing, 기존 한계를 넘어서는 기술 발전)으로 가장 주목 받는 기술은 AR이다. 비교적 가까운 시일 내에 실현 가능하면서 우리 생활에 미칠 파괴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현재 매직립(첫째 동영상), 아비건트(둘째 동영상) 등 스타트업과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셋째 동영상) 같은 대기업들이 AR 스마트 글라스를 개발하고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2월 한 인터뷰에서 "AR은 스마트폰 만큼이나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기술이다. 우리는 매일 세 끼 밥을 먹듯 AR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AR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말 발매 예정인 아이폰8에도 AR 플랫폼이 탑재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AR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알렉스 키프먼은 "AR이 스마트폰부터 TV까지 모든 화면을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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