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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2명 중 1명 “결혼,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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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결혼은 안 해도 되는 것’ ‘남녀가 결혼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고 자녀도 가질 수 있다’.

지난해 조사, 2년 새 7%P 늘어 #62%는 “결혼 없는 동거 괜찮다” #9~24세 인구, 전체의 18%로 줄어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18일 내놓은 ‘2017년 청소년 통계’에 담긴 청소년의 결혼·가족에 대한 생각이다. 부모와 자녀로 이뤄진 전통적인 가족관이 급속도로 해체되는 모습이다.

통계청과 여가부는 2008~2016년 사회조사 결과를 이용해 청소년의 결혼과 가사에 대한 의식 차이를 분석했다. 지난해 사회조사는 전국 1만8576가구의 13~24세 가구원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결혼에 대한 청소년의 인식 [자료 통계청]

결혼에 대한 청소년의 인식 [자료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13~24세)의 절반 이상(51.4%)은 결혼에 대해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응답했다.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돼 가는 추세가 청소년들에게도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이런 응답은 2010년 36.7%, 2014년 44.4%로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아예 결혼에 대해 ‘하지 않는 것이 좋다’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도 지난해 4.5%였다. 2년 전(2.2%)보다 2.3%포인트 높아졌다.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6.2%), ‘하는 것이 좋다’(32.5%)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청소년은 38.8%로 2년 전보다 9.3%포인트 줄었다.

‘결혼 없는 동거’에 대해서도 청소년들은 유연하게 생각했다. 지난해 청소년의 61.7%는 ‘남녀가 결혼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다’고 답했다. 이 비중은 2014년(56.8%)보다 4.9%포인트 늘었다. 같은 질문에 부모 세대(50~69세)의 65.5%는 반대했다.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한 청소년도 늘었다. 이 질문에 ‘동의한다’고 답한 청소년은 지난해 30%였다. 2년 전(26.4%)보다 3.6%포인트나 늘었다. 이혼에 대한 태도 역시 너그러워졌다. 이혼에 대해 반대한다는 청소년들의 응답 비중은 지난해 27%였다. 2014년(33.5%)보다 8.8%포인트 낮아졌다.

청소년 인구[자료 통계청]

청소년 인구[자료 통계청]

청소년 인구는 급속도로 줄고 있다. 올해 9~24세 인구는 924만9000명이다. 전체 인구(5144만6000명)의 18%를 차지한다. 청소년 인구수와 비중은 1978년(36.9%·1364만7000명)을 정점으로 지속해 감소하고 있다.

청년실업률이 10%에 육박하는 구직난 탓에 청소년의 진학 이유는 ‘취업’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대학 이상의 교육을 받고자 하는 학생의 주된 목적을 묻는 질문에 지난해 13∼24세의 51.1%는 ‘좋은 직업을 가지기 위해서’라고 응답했다. 이 비율은 2년 전(48.6%)보다 2.5%포인트 늘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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