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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9개월 만에 자살한 혼술남녀 신입 PD…유가족 측 공식 기자회견

중앙일보

입력

[사진 페이스북]

[사진 페이스북]

대학 졸업 후 2016년 1월 CJ E&M PD로 입사했다. 그 해 4월 드라마 ‘혼술남녀’ 팀에 배치돼 일했다. 마지막 촬영 날이었던 10월 21일 실종됐다.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그의 동생은 형이 세상을 떠난 뒤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뒤졌다. 55일 동안 일한 동안 형이 쉰 날은 이틀로 추정했다. 통화기록에는 “진짜 한 대 후려갈길 뻔했다” “퇴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으면 지금 나가라” “ 신입사원은 그런 일 하는 거야”라는 선배 PD의 발언이 확인됐다.  

[사진 tvN]

[사진 tvN]

 tvN 드라마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고 이한빛 PD의 죽음이 뒤늦게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 유가족은 청년유니온과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 등 17개 시민 사회단체와 함께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18일 오전 11시에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고인의 죽음이 “시청률 경쟁에만 혈안이 돼 구성원을 도구화하는 드라마 제작 환경과 군대식 조직 문화”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드라마 제작 현장은 혹독한 정글이었다. 장시간 고강도 노동,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곳”이라고 지적했다.

 CJ E&M 측은 대책위의 사전 공식 질의에 “팀 내에서 모욕 등을 경험한 적은 없다. 연출팀 내에서 갈등이 없지 않았으나 이는 이 PD의 성격, 근무태만의 문제이고 이례적인 수준의 따돌림, 인권침해는 없었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 PD의 어머니는 “아직도 아들이 없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고 울먹였다. 그의 동생 이한솔씨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살고 싶었던 tvN의 이한빛 PD는 드라마 현장이 본연의 목적처럼 사람에게 따뜻하길 바라며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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