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장수연, 베테랑 커에 막혀버린 LPGA 첫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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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 선수로 출전해 54홀 노보기 플레이로 우승까지 노렸던 장수연. 최종일 흔들리며 우승컵은 내줬지만 2년 연속 5위-준우승의 성적을 내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롯데 제공]

초청 선수로 출전해 54홀 노보기 플레이로 우승까지 노렸던 장수연. 최종일 흔들리며 우승컵은 내줬지만 2년 연속 5위-준우승의 성적을 내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롯데 제공]

초청 선수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생애 첫 승을 노렸던 장수연(롯데)의 도전이 '베테랑' 크리스티 커(미국)에 막혀 무산됐다. 커는 투어 통산 열 아홉번 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최종일 3타 차 선두로 출발했지만 3타 차 역전패

16일 미국 하와이주 코올리나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롯데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장수연은 버디 4개를 잡았지만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반면 커는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며 최종 합계 20언더파를 기록, 장수연 등 공동 2위 그룹을 3타 차로 제쳤다.


장수연의 출발은 좋았다. 505야드, 1번 홀(파5)에서 가볍게 투 온을 시킨 뒤 첫 홀부터 버디를 잡았다. 장수연은 3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반면 선두 장수연에 3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한 커는 4번 홀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3라운드에서 코스 레코드 타이 기록을 기록했지만 최종 라운드 초반은 출발이 더뎠다. 4번 홀까지 두 선수의 차이는 5타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5번 홀부터 흐름이 달라졌다. 파 5홀인 5번 홀에서 첫 버디를 잡은 커는 6번 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장수연은 6번 홀(파4)에서 어프로치 샷이 홀을 2m 정도 지나가면서 이번 대회 첫 보기를 기록, 둘의 격차는 순식간에 2타 차로 좁혀졌다.

8번 홀(파3)에서 장수연이 어프로치 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10개 홀을 남기고 커와 장수연은 공동 선두가 됐다.

12번 홀까지 공동 선두로 팽팽했던 경기는 13번 홀부터 추가 기울어졌다. LPGA투어 통산 18승(메이저 2승 포함)을 거둔 커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타수 차를 벌렸다.


파5 홀인 13, 14번 홀 연속 버디를 잡은 커는 15번 홀(파4)에서도 2.5m 버디를 추가해 20언더파로 올라섰다. 장수연은 파 5, 14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17언더파가 됐고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경기는 끝났다.


2015년 11월 CME 투어 챔피언십 이후 1년 5개월 만의 우승이다. 1977년생으로 1997년 LPGA투어에 데뷔한 투어 21년차인 커는 만 39세의 나이로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커는 이번 대회 2라운드 10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한 이후 44홀 동안 노보기 플레이를 펼쳤다. 3라운드에서는 코스 레코드 타이 기록인 10언더파를 몰아쳤다. 커의 최종 스코어인 20언더파는 2013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의 기록을 1타 줄인 새로운 기록이다.

장수연은 3라운드까지 54홀 노보기 플레이로 우승 꿈을 부풀렸지만 베테랑 커의 벽에 아쉽게 막혔다. 8번 홀(파3)에서 그린을 놓친 뒤 첫 번째 어프로치 샷 실수에 이어 다시 시도한 샷을 서둘러 처리하다 더블보기를 범하는 등 경험 부족이 드러난 아쉬운 경기였다. 그러나 지난 해 5위에 이어 올해 준우승을 거두면서 경험만 더 쌓이면 미국 무대에서도 얼마든지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장수연을 비롯해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전인지 등이 17언더파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세계랭킹 2위 유소연은 15언더파 5위, 3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은 14언더파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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